여의도, 60층 아파트숲 되나…삼부, 재도전 끝 ‘신통기획’ 확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노후 아파트들 재건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일찌감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추진을 결정한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에 이어 여의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삼부아파트도 재건축 대열에 동참했다. 현재 최고 층수 12~15층인 이들 단지는 향후 최고 50~60층 높이 아파트로 재건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이 확 달라진다는 얘기다.

16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는 최근 서울시에서 신통기획 대상지 선정 통보를 받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신통기획을 신청했지만 서울시에서 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신통기획 신청이 보류된 단지 중 재검토를 거쳐 다시 선정된 곳은 삼부아파트가 처음이다.

1975년 준공된 삼부아파트는 현재 최고 15층 10개동 866가구 규모다. 시범아파트(1584가구) 다음으로 가구수가 많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이 도보로 3분 거리에 있고 올림픽대로, 강변대로 등 주요 외곽 도로 접근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의도초, 여의도중, 여의도고가 도보 10분 이내에 있어 학군 수요도 있다.

애초 서울시는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상 삼부아파트와 인근 목화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려 했다. 한강변 목화아파트 용지를 공공기여분으로 받아 수변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목화아파트 소유주들이 한강 조망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하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였다. 이후 삼부아파트는 단독으로 신통기획을 추진하겠다며 지난해 서울시에 신청서를 냈지만 보류 결정이 나왔다.

답답했던 상황에 숨통이 트인 것은 올해 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재산권을 행사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단지를 결합해서 개발하는 것을 끝까지 강제하거나 유도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활로를 열었다. 삼부아파트는 지난 2월 신통기획을 재신청해 최근 서울시에서 보류 중이었던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회신을 받게 됐다.

이로써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 한양아파트, 삼부아파트 등 3개 단지가 신통기획 사업지가 됐다. 1971년 준공돼 51년이 지난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애초 2017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사업이 확정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재건축 사업을 관리하던 한국자산신탁이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다. 한양아파트는 1975년 지어진 단지로 최고 12층, 588가구 규모다.

여의도 3개 단지에서 신통기획이 추진되면서 재건축 절차가 끝나고 나면 여의도 일대 경관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시는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신통기획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는데, 당시 시범아파트는 최고 60층(2300~2400가구) 규모, 한양아파트는 최고 50층(1000여 가구) 규모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번에 신통기획 참여가 결정된 삼부아파트 역시 소유자들은 6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경희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여의도 스카이라인은 63빌딩과 여의도 파크원 사이로 양쪽이 가장 높고 가운데로 올수록 낮아지는 형태인데, 시범아파트는 63빌딩 가까이에, 삼부아파트는 72층인 파크원 가까이에 있다”며 “63빌딩이 더 낮은데, 시범아파트가 60층으로 재건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삼부아파트도 60층 이상으로 짓는 데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통기획 대상이 아니더라도 여의도 일대 노후 단지들은 저마다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작아파트(555가구)는 최근 여의도 노후 단지 중 첫 번째로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계획안 심의를 요청했다. 이 단지는 2018년 서울시 심의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서울시의 정책 변화를 감지하고 4년 만에 정비구역 지정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삼부아파트와 함께 통합재건축이 추진됐던 목화아파트 역시 조합 창립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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