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월세도 오르겠지”…서울 오피스텔 거래 20% ‘껑충’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수익형 투자상품인 오피스텔 매매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월세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시장이 역대급 거래 한파를 기록 중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에 후행하는 전월세전환율 상승이 예상되는 데다 아파트의 경우 고점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오피스텔을 대체재로 여기는 현상이 더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거래를 기준으로 지난 5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는 총 1823건으로 집계됐다. 1515건이었던 지난 4월 대비 20.3%(308건) 늘어난 수치다. 지난 3월 거래량은 1266건으로, 4월에도 3월보다 19.6%(249건) 증가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 거래가 얼어붙은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월세 수요가 늘어나고 금리 인상에 따라 월세 역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월세 역시 이에 후행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임대인 입장에선 금리가 높아질수록 월세를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가 오르면 전월세전환율도 상승한다. 집주인 입장에서 금리보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야 투자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높인 가운데 전국 기준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도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4.98%에서 지난달 5.09%로 높아졌다. 금리가 높아지면 전세 대출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현상 때문에 월세 수요도 증가한다. 부동산R114가 이날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까지 입주 5년 이하인 수도권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53.7%로 전세를 앞질렀다.
오피스텔이 대거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인근 한 중개업소 중개사는 “원룸 월세도 10만원 이상씩 올랐는데 나오기가 무섭게 계약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독 오피스텔로 월세 수요가 몰리는 데는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텔 중에서도 최근 분양한 고가 매물보다 2010년대에 분양해 시세가 저렴한 것들이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월세 상승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금리가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고 원장은 “현재는 금리가 너무 빨리 올라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은 곳도 있다. 그래서 전세보다 월세가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적정 균형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5월 오피스텔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월세가격지수는 지난달 대비 0.1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