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서울도 못 버텼다…아파트 가격 2년 만에 하락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년 만에 하락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로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등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심화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 22일(-0.01%) 이후 약 2년 만이다.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을 높였던 재건축 아파트도 보합(0.0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강서(-0.07%) ▲서대문(-0.04%) ▲송파(-0.02%) ▲노원(-0.02%) ▲강남(-0.02%) 등이 내렸고, ▲동작(0.06%) ▲중구(0.04%) ▲구로(0.03%) ▲영등포(0.02%) 등이 올랐다.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적체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경기·인천은 0.03% 떨어졌다.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졌다. ▲화성(-0.15%) ▲성남(-0.10%) ▲부천(-0.10%) ▲파주(-0.07%) ▲남양주(-0.07%) ▲수원(-0.06%) 등이 하락했고, ▲평택(0.05%) ▲광주(0.03%) 등은 상승했다. 신도시도 보합에 머물렀다. ▲운정(-0.14%) ▲중동(-0.08%) ▲산본(-0.03%) 등은 내렸고, ▲일산(0.08%) ▲판교(0.03%) 등은 뛰었다.
반면 전세가격은 서울이 0.01% 올랐다. 반면 경기·인천과 신도시는 각각 0.02%와 0.01% 낮아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는 8월 이후 갱신권이 만료된 임차수요 가운데 일부가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어서 매수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도권 외곽지역 중심으로는 급등한 집값이 더 내리기 전 차익을 실현하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계속해 나올 것”이라며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유지되는 서울은 가격 하방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도 부동산 관련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해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 완화를 통해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매할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로 높이고, 1주택자 보유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재산세는 60%에서 45%로, 종합부동산세는 100%에서 60%로 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