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땐 5000가구 대단지…사당 ‘우극신’ 꿈틀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대규모 단지들이 리모델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우극신(사당우성2·3단지, 극동, 신동아4차)’은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 확보를 눈앞에 뒀다. 사당우성2단지(1080가구), 사당우성3단지(855가구), 극동아파트(1550가구), 신동아4차(912가구)로 구성된 ‘우극신’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4397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 진행 중이다.
4개 단지 가운데 극동아파트와 사당우성3단지는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 66.7%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당우성2단지, 신동아4차 역시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 확보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동의율을 확보하는 대로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4개 단지 모두 1993년 준공돼 리모델링 연한인 15년을 채운 상황이다. 사업비만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가운데 수직·수평 증축 등을 통해 5054가구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지지부진하던 남산타운(서울 중구 신당동) 리모델링 사업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단지는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이후 공공기여 방안을 놓고 주민 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된 남산타운 주민주도 리모델링 준비위원회는 대형 건설사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진행하는 동시에 동의서를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는 5150가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체 가구 가운데 임대를 제외한 3116가구에서 467가구를 증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리모델링 단지 중에서 기대를 모으는 한가람아파트도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1998년 준공돼 올해 24년 차를 맞은 이 단지는 기존 2036가구를 2341가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지는 최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구성된 GS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천광역시 최초 리모델링 단지인 ‘부개주공3단지’ 역시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으로 꼽힌다.
1996년 준공된 부개주공3단지는 수평 증축을 통해 19개동·1724가구 규모에서 19개동·1982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수평 증축을 통해 늘어나는 258가구는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단지 규모가 커지면서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예상되자 대형 건설사들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극신’은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산타운은 대형 건설사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부개주공3단지는 쌍용건설과 SK에코플랜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SK에코플랜트가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 단지가 처음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2014년 정부 정책 변화로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가구수 증가가 허용됐고, 이후 상황을 지켜보던 곳들이 앞서 리모델링을 진행한 단지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대규모 단지에서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재건축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리모델링은 이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극신’은 준비위에서 사업 완료 시기를 장담할 수 없고 분담금도 높은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현실적이라는 점을 들어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정비사업 중에서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극신’ 주민 내부에서도 내년에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채우는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나온다. 남산타운은 서울형 리모델링 추진위가 여전히 활동 중인 만큼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