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연봉 부부 “아기 빨리 갖자”…신생아 특례대출 기준 어떻게 달라지길래
2년 내 출생아를 두고 부부 합산 연간 소득 2억원인 부부도 앞으로 낮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현행 연간 소득 1억3000만원 이하에만 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 대상이 소득 2억원 이하까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점검 회의’를 열어 신생아 특례 대출과 신혼부부 버팀목 전세 자금 대출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고 밝혔다.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시작한 신생아 특례 대출은 2년 내 출생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자 중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에 준다. 전용면적 84㎡ 이하 주택을 9억원 이하로 살 때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득 기준이 낮아 신혼부부에게 ‘그림의 떡’이란 지적이 많았다.
현재 신생아 특례 대출 금리는 소득 8500만원 이하 1.6∼2.7%, 8500만원 초과∼1억3000만원 이하 2.7∼3.3%다. 정부는 조만간 기금 운용 계획을 변경해 만기와 소득에 따른 금리를 다시 산출할 방침이다.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신혼부부에게 저리로 대출해 주는 신혼부부 버팀목 전세 자금 대출 요건도 소득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된다. 이 대출 요건은 지난해 10월 연 소득 6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한 차례 늘어난 뒤 다시 인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일부 정부 지원 사업 기준이 신혼부부에게 오히려 결혼 패널티로 작용한다는 청년들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이를 확실히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갈아타기 대출 담당 실무자인 금융위원회 사무관 이름을 부르면서 “정말 애 많이 썼다. 박수 한 번 쳐줍시다”라고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도 근로장려금의 맞벌이 가구 소득 요건 상한을 3800만원에서 44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는 단독 가구 소득 요건 상한인 2200만원의 2배 수준이다. 제도가 개편되면 맞벌이 가구에 지급되는 근로장려금은 연간 31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나고 대상도 20만7000명에서 25만700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재부 측은 “올해 세법 개정안에 맞벌이 가구의 근로장려금 소득 요건 개편안을 반영해 정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