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이 안팔려요” 이사가야 하는데 발동동…셋 중 한 집은 입주 포기
지난달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입주율이 동시에 하락하며,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 10명 중 3명이 기존주택 매각 지연 등을 이유로 입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실수요자는 기존 주택의 매도금액 또는 현재 거주 중인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한다. 그런데 기존 집이 팔리지 않거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할 경우 입주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8.4%로 전월에 비해 3.6%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83.1%에서 80.6%로 2.5%포인트, 지방은 69.7%에서 65.8%로 3.9%포인트 각각 내렸다.
수도권에서는 서울(87.7%→85.2%)과 인천·경기권(80.7%→78.3%) 모두 입주율이 소폭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광주·전라권(75.1%→65.9%)과 제주권(74.0%→59.2%)의 입주율 하락 폭이 컸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 36.4%, 세입자 미확보 23.6%, 잔금대출 미확보 21.8%, 분양권 매도 지연 1.8% 등이 꼽혔다. 특히 세입자 미확보를 미입주 원인으로 꼽은 응답 비율이 2월 16.1%에서 3월 23.6%로 대폭 상승했다.
고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매매 수요가 위축되거나 전세 수요로 전환된 가운데, 임대인과 임차인간 희망가격 격차가 커 거래가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5.4로 전달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84.8→102.7)과 수도권(80.7→91.3)의 입주전망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광역시(79.2→70.7)와 도 지역(78.2→73.0)은 하락했다.
서울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 100을 넘었는데,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입주 상황이 전달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아래면 그와 반대 상황을 나타낸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19.5 급락한 72.9를 기록한 이래 70선을 웃돌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보금자리론, 부부간 중복 청약 허용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주택사업자들 심리를 개선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주택산업연구원은 진단했다.
또 수도권의 입주전망지수 상승은 수도권 일부 단지의 가격 상승과 아파트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택사업자들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산연은 설명했다.
입주전망지수가 하락한 지방에서는 특히 충북(70.0→50.0)과 울산(85.7→66.6)의 지수가 큰 폭으로 내렸다.
한편, 입주율 저하로 건설업체의 자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아파트 입주율은 전체 아파트에서 입주를 했거나 잔금을 납부한 주택의 비율을 의미한다. 분양가는 계약 시 10~20%, 중도금 60%, 나머지 잔금 20~30%를 분납한다.
결국 100% 분양됐더라도 입주일이 낮으면 건설업체의 자금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