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강일에 첫 반값아파트 내달 59㎡ 분양가 5억원선
연내 사전청약이 예정된 서울 고덕 강일지구에서 500가구 물량이 주변 아파트 시세의 절반가량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아파트 1호 사업지로 이 지역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청약에 당첨된 수요자는 저렴한 분양가는 물론 최저 연 1%대 모기지까지 이용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3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국토부가 연내 사전청약을 실시하기로 예정한 고덕강일2지구 내 3단지를 토지임대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반값아파트로 알려진 토지임대부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다. 분양가에서 토지 가격이 빠지는 만큼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분양이 가능하다. 분양 예정 지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강동리버스트 4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9㎡ 호가가 10억원, 전세가는 4억원에 올라와 있다. 같은 면적의 주택이 전세가와 큰 차이가 없는 5억원 안팎에 분양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분양 시점의 건축비, 금리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분양가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는 만큼 이에 대한 임차료를 분양받은 사람이 지불해야 한다. 토지 임대료는 매월 3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강일 사전청약 물량은 정부가 새로 개편한 공공분양 청약 중 ‘나눔형’ 방식으로 공급된다. 정부는 청약제도 개편을 통해 공공분양을 ‘나눔형’ ‘선택형’ ‘일반형’으로 세분화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 중 나눔형은 시세의 70%로 주택을 공급하고, 의무 거주기간 5년 이후 공공에 환매할 경우 시세차익의 70%까지 보장하는 방식이다. 특히 나눔형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은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장기 모기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젊은 층에서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만약 고덕강일이 5억원에 분양가가 책정되고, 이 중 80%를 모기지로 지원받을 수 있다면 수요자에게 요구되는 초기 부담은 1억원가량이다. 만기를 최대 40년까지 설정할 수 있고, 적용 금리도 1.9~3%로 저렴해 실수요자들 부담이 확 줄어들게 된다. SH공사는 고덕강일을 첫 반값아파트로 분양한 뒤 추가 공급 지역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마곡, 위례 등 지역도 토지임대부주택 공급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시민단체 활동 시절부터 반값아파트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미비점이 있어 공급이 미뤄졌다. 현행 주택법상 분양받은 사람이 토지임대부주택을 양도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주택 매입을 신청해야 하고, 시세차익을 가져갈 수 없다. 국토부는 주택법 개정을 통해 환매 대상을 확대하고, 분양 이후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저렴하게 주택이 공급되는 만큼 수요자들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