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9억 대출규제 풀렸다”…둔촌주공 역대급 청약률 예고

정부가 27일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내년 초 일반분양을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은 역대급 청약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분양가 9억원 이상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었는데 이번 규제 완화로 분양가 12억원 아파트까지 대출이 가능해졌다. 둔촌주공 일반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재건축조합 측은 3.3㎡당 3700만원 안팎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전용면적 59㎡도 일반분양 가격이 9억원을 넘기게 된다. 이에 최근 기준금리가 올라 전반적으로 분양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9억원 대출 규제까지 겹칠 경우 서울 핵심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분양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날 대출 규제를 풀기로 한데다 하루 전 청약제도 개편안도 발표돼 20·30대 수요자의 청약 경쟁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지난 2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분양 청약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민간분양 아파트 중소형 면적(전용 85㎡ 이하)에도 추첨제를 도입해 청년층의 당첨 확률을 개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에 추첨제 물량을 60%, 가점제 물량을 40% 배정해 1~2인 청년 가구 당첨 확률을 높일 계획이다. 전용 60㎡ 초과~85㎡ 이하 중소형에도 추첨 물량을 30% 배정한다.

기존 청약제도에서는 투기과열지구 내 중소형 분양 물량을 100% 가점제로 공급해 부양가족이 적은 청년층이 당첨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추첨제가 도입되면 청약가점이 낮은 청년층도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편안은 오는 12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내년 초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차환 문제도 해소됐다. 27일 현대건설 등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7000억원 규모 사업비에 대한 PF가 만기를 하루 앞두고 이날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시공사업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기존 사업비 7231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만기는 내년 1월 19일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기존 대출 7000억원에 추가로 1250억원을 더해 825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대출 보증을 선 4개 건설사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이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를 상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근 강원 레고랜드발 단기자금 경색으로 인해 부동산 PF가 동결돼 사업성이 보증된 서울 대단지 재건축마저 자금 조달에 실패하게 되면 다른 사업장으로의 연쇄 파장이 우려됐지만, 당국이 부동산 PF 관련 지원안을 발표하고 대출 규제 완화, 청약제도 개편까지 잇달아 방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

다만 공사비 증액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분쟁 소지는 남아 있다. 양측은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으로 6개월간 공사를 중단하다 이달 중순 1조1384억원 증액에 합의했는데 이럴 경우 조합원당 분담금은 약 1억8000만원 늘어난다. 공사비 증액 규모는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거쳐 오는 12월에 확정된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다음달 중순까지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내년 초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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