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개발사업 쉴 때”…토지 거래 5개월째 감소
“치솟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리와 공사비 때문에 신규 사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주변에서는 분양이 계속 밀리다 공매로 넘어갔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고 있다.”(중소 시행사 관계자)
금리 인상과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규 부동산 개발사업이 주춤하면서 토지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토지 거래량은 줄고 지가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지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순수토지 매매 거래량은 4만8645필지로 집계됐다. 지난 3월(6만7155필지) 이후 5개월 연속 거래량이 줄어들었다. 2019년 9월(4만6338필지) 이후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수토지는 건물이 딸린 부속토지가 아닌 맨땅을 뜻한다. 신규 부동산 개발사업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순수토지 거래량 감소는 개발사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으로 PF 대출 금리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건설자재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 시행사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사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PF 대출 금리는 선순위도 10%대, 후순위는 20%대까지도 간다”며 “이마저도 금융당국 입김 때문에 실행이 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검토하던 신규 사업이 있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나서 보류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차라리 다행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