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거래가 세종, 송도 가장 많이 내렸다
금리 급등 악재에 부동산시장 하락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시장에서 실제 거래된 가격 기준으로 세종시 아파트값이 하락률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낙폭이 큰 지역이라 하더라도 저가 매수를 노리고 성급하게 매수하기보다는 금리 인상 추이 등을 좀 더 지켜볼 것을 권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종시 아파트값은 작년 말 대비 12.94% 떨어져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세종시 실거래가격지수가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5월에 비하면 올 7월 말 현재 아파트 가격은 21.5% 떨어졌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 7월에만 2006년 통계 집계 후 최대폭인 6.9% 하락했고, 8월 잠정치(8월까지 신고분만 계산) 등락률도 -4.37%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 중이라 연말까지 하락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세종시는 2020년에는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가속화하면서 실거래가격지수도 67.9% 상승해 연간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수그러들고 단기 급등 피로감이 쌓이면서 지난해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실제 거래값만을 모아 지수화한 것으로 부동산원에서 실거래가, 호가, 매물 증감, 시장 상황 등을 종합해 매주 가격을 책정하는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보다 훨씬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 자료다. 세종시의 경우도 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는 연초 이후 7월까지 5.23% 떨어졌지만 실제 가격을 바탕으로 한 실거래가격지수(-12.94%)는 이보다 훨씬 큰 낙폭을 보였다.
세종시 개별 아파트 단지를 봐도 최근 급락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다. 세종시 아파트값을 선도하는 지역 중 하나인 새롬동의 새뜸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작년 9월 12억원(22층)에 매매됐지만 1년 뒤인 올해 9월에는 8억8000만원(24층)에 거래돼 26.7% 하락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세종시의 경우 개발이 이미 많이 진행된 곳이며, 기업이 많아 직장인 수요가 많은 지역도 아닌 만큼 낙폭이 크다고 함부로 매수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에 이어 올해 1~7월 인천(-7.07%), 대구(-6.56%), 대전(-5.65%) 등의 실거래 가격 하락폭이 컸다. 인천은 신도시인 송도동이 있는 연수구 아파트 단지들이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은 평균 3.67% 내려갔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외곽 지역인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과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이 각각 6.03%, 5.16% 떨어져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도심권(종로·중·용산구)은 오히려 1.15% 상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