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매도 얼어붙었다…거래 필지 9년만에 최저
부동산시장이 침체로 접어들면서 ‘원자재’격인 토지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필지 수를 기준으로 한 거래량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가격상승률도 두 달 연속 둔화세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실물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때문에 주거용이든 상업용이든 땅의 용도를 가리지 않고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올 7월 지가 동향에 따르면 필지 수 기준 7월 전국 토지거래량은 16만6809필지로 6월(19만9531필지) 대비 16.4% 감소했다. 4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이며 월간 거래량을 기준으로 2013년 9월(14만4135필지)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부속 토지(건축물이 딸린 땅)가 아닌 순수 토지(맨땅) 거래량도 감소세다. 필지 수 기준 7월 순수 토지 거래량은 7만5584필지로 이 역시 4월 이후 3개월 연속 줄었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필수재인 토지 거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부동산시장 전반이 침체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 인상에 실물경기 자체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산업 투자 심리도 감소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주축인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시장도 함께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나선 영향도 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초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의 부동산 PF 대출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시장이 거의 죽었다. 신규 사업은 당분간 보류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토지 가격상승률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지가변동률은 0.304%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5월과 6월 변동률은 각각 0.336%, 0.323%였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상승률도 2.204%로 지난해 동기(2.379%)에 비해 줄어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