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70% “강남 임대료 비싸 이전 계획”…강북 오피스 임대료 보고 깜짝

국내 스타트업 10개사 중 7개사는 임대료 부담과 경기 둔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사무실 이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선호 지역으로는 강남권역(GBD)을 꼽았지만, 광화문 및 시청·을지로·종로 등 도심권역(CBD)을 선호하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았다.

6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알스퀘어가 지난달 9~31일 스타트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무실 이전 희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84곳)의 71.4%는 ‘현재 사무실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했다. 사무실로 고려하는 지역으로는 강남·역삼·선릉·삼성역 일대(66.7%, 복수응답 가능)라고 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다. 이는 테헤란로(GBD) 주변에 투자 기업이 몰려 있는 데다 동종 회사가 많고 인재 확보와 정보 수집, 네트워크 형성이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절반은 광화문, 시청, 을지로, 종로 등 도심권역을 선호한다는 답했다. 강남권역에 비해 같은 임대료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최근 강북으로 이동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 도심권역 선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알스퀘어 자체 조사에 따르면, 서울 도심권역 대형 오피스의 3층 이상 평균 임대료는 지난 2분기 기준 1㎡당 3만1800원으로, 이는 강남권역(2만54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어 여의도권역(YBD)과 서울 뚝섬·성수역 일대가 각각 13.3%, 10%를 차지했다.

사무실을 옮기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임대료 부담’이라고 답한 업체가 50.0%로 가장 많았으며, ‘임직원들의 이전 요구'(30.0%), ‘경기 둔화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26.7%), ‘현 위치 불만족'(16.7%) 등이 뒤를 이었다. 사무실 입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에는 ‘역세권'(90.5%), ‘임대료'(71.4%), ‘오피스 빌딩 시설'(61.9%) 순으로 답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투자시장 둔화가 기업의 사무실 이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재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핵심 지역에 진입하거나, 업무 환경을 거창하게 조성하는 것보다 ‘가성비’에 집중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