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중·고가 거래…서울 아파트 거래 열에 넷 ‘6억 이하’
지난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가운데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 비율이 40%대에 육박했다. 최근 주택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한국은행의 최근 3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저가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5~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3246건 중 실거래가 6억원 이하 거래 비율은 39.6%(1286건)로, 앞선 2~4월 동안 6억원 이하 거래 비율(34.8%)보다 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정부의 대출규제 등으로 거래절벽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7월의 경우 6억원 이하 비율은 23.0%로 현재보다 낮았다. 이후 아파트값 폭등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가 확산되고, 금리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고가 아파트를 구매하기보단 중저가 아파트쪽으로 매매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1일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총대출액 1억원 초과 개인 대출자로 확대됨에 따라 거래 침체가 더 심화된 모습이다.
이에 비해 올해 2∼4월 22.4%(931건)였던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율은 5∼7월 19.4%(630건)로 20% 미만으로 내려갔다. 대출 마지노선인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도 5∼7월 거래 비율이 23.3%(756건)로, 2∼4월의 24.8%(1029건)보다 줄었다. 6억∼15억원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 범위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수자 입장에서 대출 액수가 커지면 이자 부담에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전혀 받을 수 없는 15억원 초과 거래 비율은 5∼7월 17.7%(574건)로 직전 3개월의 17.9%(745건)와 큰 차이는 없었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와 아예 대출을 못 받는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금리 인상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매매거래가 크게 줄면서 상대적으로 6억원 이하 비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이날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6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74건으로 5월(1742건) 대비 38%가량 줄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1358건) 이후 8개월 연속 1000건대(올 2월 815건 포함)에 머무는 기록적인 거래절벽을 나타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된 가운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함에 따라 주택 시장의 거래 절벽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