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집 중 여섯 집이 월세살이”…전월세 비중 역전
5월 주택 거래량은 매매에 비해 전월세가 월등히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 넘게 급등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은 점차 쌓여가는 추세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되는 모양새로 서울의 경우 한 달 새 미분양 주택이 2배 가까이 늘었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6만3200만건으로 전월(5만8407건) 대비 8.2%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월(9만7524건)과 5년 평균(7만8191건) 대비 각각 35.2%, 19.2% 감소한 수치다. 올해 5월까지 누계로 따져 봤을 때는 총 25만9956건의 매매거래가 성사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47만401건)보다는 44.7% 감소하고, 5년 평균(38만8809건)에 비하면 33.1% 감소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도 수도권(2만6314건)은 전월 대비 12.7%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44.5% 감소했다. 5월까지 누계 기준(10만2127건)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56.8% 줄었다. 지방(3만6886건) 역시 전월과 비교하면 5.2%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4% 감소했다. 5월까지 누계(15만7829건)로 보면 32.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5월 매매거래량은 4월에 비해서만 소폭 상승했을 뿐, 지난해 같은 기간이나 5년 평균 등과 비교하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5월 전월세 거래량은 과거에 비해 유독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조사 결과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지난달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총 40만403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세가 59.5%(24만321건)를 차지했다. 전세 거래량(16만3715건·40.5%)을 크게 앞선 것이다.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율은 4월에 50.4%(25만8318건 중 13만295건)를 기록해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세 비중을 넘어섰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비율이 10%포인트 가까이(9.1%포인트) 치솟은 것이다.
올해 1∼5월 누적 거래 기준으로도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율은 51.9%에 달해 전달(48.7%)보다 3.2%포인트 오르며 처음으로 전세 비율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41.9%)보다 10.0%포인트, 5년 평균(41.4%)과 비교해서는 10.5%포인트 각각 높은 것이다.
월세 비중이 늘어난 것은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 3법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2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뒤 다음 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 데다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올려 받으려고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월세 신고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그동안 신고가 잘 이뤄지지 않던 오피스텔과 원룸 등 준주택의 월세 계약 신고가 늘어난 것도 월세 비중이 확대된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한편,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미분양 물량은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0.7% 증가한 2만7375가구로, 수도권의 경우 전월 대비 20.0% 늘은 3563가구, 지방은 1.6% 줄은 2만3812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688가구로 전월(360가구)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미분양이 늘었다. 경기는 2449가구로 14.1% 증가한 반면, 인천은 426가구로 전월 대비 8.2% 줄었다. 건물이 완공된 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준공 후 미분양’은 6830가구로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