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비싼집 잘만 사는데, 비참하다”…수도권 거주자 10명중 9명, 주거 불만족
수도권 거주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현재 주거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5년 뒤에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주거여건이 다른 가구에 비해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수도권 거주자의 87%는 ‘비참함’ 또는 ‘우울감’ 등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토지주택연구원(LH)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가구의 가구주 또는 배우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연구조사한 ‘부동산시장 이슈별 국민 인식도 및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가구의 87.2%는 현재 주거불평등 수준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했다.
특히 임차가구(90.0%), 단독주택·연립주택·다세대주택 거주가구(89.1%), 다가구주택·오피스텔 거주가구(89.3%)에서 주거불평등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답변자의 71.6%는 현재 주거불평등 수준이 5년 전에 비해 더 심해졌다고 인식했다. 54.5%는 주거불평등 수준이 향후 5년 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차가구(57.0%)와 청년층(58.3%)에서 주거불평등이 앞으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주거불평등이 심화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주택가격과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가 꼽혔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돈 많은 사람들만 내 집 마련이 가능해져서’(56.6%), ‘금리 인상으로 내 집마련이 어려워져서’(47.4%), ‘주택가격 상승으로 주택 소유자의 자산이 증가해서’(43.7%) 등의 답변 순이었다.
현재의 주거여건이 다른 가구에 비해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가구는 38.3%였고, 다른 가족에 비해 ‘좋다’라고 생각하는 가구는 14.2%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주거생활 수준이 나쁘다고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1·2순위)는 ‘전세·월세 등 세입자로 거주하기 때문’(49.9%)이었다.
주거생활 수준이 나쁘다고 인식하는 가구의 87.2%가 ‘비참함’, ‘우울감’ 등을 경험했다.
자신의 삶이 비참하다고 생각한 경우가 43.6%로 가장 많고, 우울감을 느낌(41.5%), 자식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낌(32.9%)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임차가구, 비아파트 거주 가구, 저소득 가구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게 드러났다.
이와 반대로 주거생활 수준이 좋다고 인식하는 가구는 ‘타인에 대한 존중’, ‘자신감’, ‘우월감’ 등의 감정을 경험했다.
10가구 중 3가구 정도만이 10년 내 타인과 비슷한 수준 이상으로 주거환경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령층이 젊을수록, 서울보다는 인천과 경기 거주가구에서, 1인가구 보다는 다인가구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이러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타인과 비슷한 수준 이상의 주거환경 마련에 대한 기대 이유는 ‘가족의 소득 변화’에 대한 기대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주택가격 변화’, ‘주택공급량 변화’, ‘부동산정책 변화’ 순으로 조사됐다.
주거불평등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1·2순위)은 ‘서민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대출 상품 확대’(34.9%)로서 저금리, 장기대출 등을 통한 내 집 마련 기회 강화, ‘주택가격 상승 억제’(29.9%)를 통한 내 집 마련 기회 확대로 나타났다.
뒤이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26.1%), ‘일정 품질을 확보한 저렴한 아파트 공급’(22.7%), ‘주거지역 환경개선으로 삶의 질 향상’(18.7%), ‘공공임대주택 품질 및 이미지 개선(18.2%) 등 순으로 나타났다.
LH에서 주거 복지 분야와 관련에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업(1·2순위)은 ‘청년·신혼부부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확대’(62.3%), ‘노후 임대주택 리모델링’(55.8%),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49.9%), ‘아이돌봄 클러스터 구축’(19.6%), ‘국가유공자 특화주택 공급’(12.4%)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