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SBS 담보도 각오”…사실상 항복선언에 워크아웃 청신호

태영그룹이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와 계열사 SBS의 지분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는 추가 자구안을 내놓았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넨싱(PF) 부실로 경영난에 처한 태영건설이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자구안을 놓고 금융당국·채권단과 힘겨루기를 하다, 한때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가는 방안까지 부상했지만 태영이 사실상 항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1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채권단 75%의 찬성을 받으면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9일 서울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기존의 자구안으로) 부족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의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꼴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연단에 선 윤석민 회장도 “정중히 사과의 말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주요 채권단은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다만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금락 티와이홀딩스 부회장은 브리핑을 통해 “채권단에 약속한 기존 4가지 자구안을 이행하면 태영건설의 유동성 부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고도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대주주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라고 부연했다. 기존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투입 △에코비트·평택싸이로 지분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등이다. 다만 최 부회장은 “SBS는 방송기업이라 (지분) 매각에는 법적 규제가 굉장히 많고 실제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태영이 발표한 내용을 책임감을 갖고, 실효성 있게 즉시 이행하기를 촉구하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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