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없는데 너무 비싸서 2030 ‘털썩’…연중 최저 찍었다
2030세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이 30%를 밑돌아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17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3만545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와 30대 매입자의 거래는 각각 1586건, 8829건 등 총 1만415건으로 전체의 29.4%를 차지했다. 20대 이하와 30대 매입자의 거래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1월(29.9%)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10월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에서 20대 이하와 30대 매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6.0%로 전월보다 1.4%포인트 내렸다. 이는 지난 6월(3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달 경기 지역에서의 비중 역시 1.9%포인트 내린 32.0%를 기록해 작년 8월(31.1%)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썼다. 인천 지역의 경우 31.5%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리며 지난 5월(31.0%) 이후 가장 낮았다.
2030세대가 아파트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는 일단 집값 상승으로 풀이된다. 최근 매수가 끊기면서 부동산은 거래 빙하기를 맞았지만,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양상이다.
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국 기준 지난 7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은 지난 5월부터, 수도권은 지난 6월부터 꾸준히 올랐다.
지난 달 KB부동산 월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11월 12억39만원으로 전달 11억9663만원에 비해 376만원 상승했다.
어려워진 대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9월 말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올해 초 정부는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연 4%대의 금리로 최장 50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는 보유 현금이 부족한 만큼 대출을 끌어와야 집을 살 수 있다”며 “올해 잠시 집값이 휘청하던 시기에 가능한 저금리의 장기 대출을 할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젊은 세대가 주택 매수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례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인 만큼 미래 불확실성이 적어 대출을 내는 데 대한 부담이 덜하기도 했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이 없어지면서 변동금리의 불확실성에 노출되자 젊은 세대가 주택 매입을 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