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고작 2%”…건설공제조합 자금운용 도마에

전국 1만3000여 종합건설사가 자본금 총 6조5000억여 원을 출자한 건설공제조합이 지난 13년간 자본금의 무려 22% 규모를 저리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금리 시대에도 낮은 예상 수익률 탓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와 건설공제조합(사진) 등에 따르면 조합은 2010년에 15년 만기 금리 연계 구조화채권(Structured Note)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일반 채권은 만기일에 원금을 받고 만기일 이전까지는 정기적으로 일정 이자를 얻는 반면 구조화채권은 원금과 액면이자, 만기 등이 금리, 환율, 주가, 상품가격 등 기초자산과 연동해 결정되는 상품이다. 일반적인 채권 특성과 파생상품이 결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건설공제조합이 선택한 상품은 매년 일정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것으로 대형 증권사와 일부 은행이 발행한 금리 연계 구조화채권이다. 이는 장·단기 금리 차이가 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아 그 차이로 수익률이 정해진다.

이 상품은 2021년까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예상 수익률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건설공제조합 측은 “작년 초부터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단기 금리가 오르자 이젠 장기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펼쳐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해당 채권의 예상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자 2년 전부터 추가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구조화채권에 대한 건설공제조합의 누적 투자금은 총 1조4600억원이다. 이는 조합 자본금의 22%를 웃돈다.

조합 관계자는 “해당 채권에는 우리 조합만 투자한 게 아니라 다른 공제회나 연기금이 함께 투자한 상태여서 이들 기관의 예상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하락한 상태”라며 “내년부터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점차 완화하고 단기금리를 낮추면 다시금 예상 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조합이 너무 많은 돈을 장기(15년) 채권에 가입해 손실을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당 상품 예상 수익률은 한때 4~5%였지만 지금은 2%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안다”며 “연리 2%로 가정하고 2년 뒤(가입 15년이 지난) 2025년에 돈을 찾는다면 15년간 총원금 1조5000억원가량을 쏟아붓고도 이자가 3000억~4000억원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건설공제조합은 민간 단체지만 국토교통부에서 관리·감독을 받는다. 자본금 6조5000억여 원의 30배까지 보증하고 있다. 건설사는 조합을 통해 건설공사 계약보증서를 받아 발주자(시행사)에 준다. 조합은 자금융자뿐 아니라 공사대금으로 받은 어음 할인과 부동산 투자·개발업도 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1150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45%(516억원)를 조합원에게 현금으로 배당했다. 건설공제조합의 작년 매출(수익)은 2021년(5140억원)보다 4.8% 감소한 4892억원이었고 순이익은 2021년 1638억원에서 29.8% 감소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꾸준히 매년 15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거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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