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9억 자본확충 HUG, 재정 우려는 여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해 주목된다. HUG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올해 3839억원의 자금을 출자 받고 내년엔 1조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예정이다.
7일 국토부와 HUG에 따르면 이날 국회 전체 회의에서 HUG의 법정자본금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리고 보증 한도를 70배에서 90배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사례가 많아지며 손실이 커져 개정안 필요성이 대두됐다. 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사고의 경우 건수는 1만5833건, 액수는 총 3조5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보증사고 규모(1조1726억원)의 3배에 달한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HUG에 대신 반환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이다. 보증사고가 늘며 HUG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 규모도 지난 10월까지 2조7192억원에 달했다. HUG는 올해 8월까지 1조8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에 따라 10월엔 보증배수가 368.1배까지 치솟았다. 내년엔 보증 발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보증 발급 중단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이와 함께 지난달 24일 HUG 이사회는 제3자 배정방식 신주 발행을 결의했다. 국토부가 오는 14일 주금 납입을 통해 HUG에 3839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회와 정부는 내년에도 HUG에 추가로 1조원을 출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외에도 부동산시장 대응을 위해 HUG의 보증이 꼭 필요한 만큼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UG는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보증과 미분양대출보증 등 내년에 290조원 규모 보증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회 예산심의에서는 1조원의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HUG 관계자는 “2년 전보다 전셋값이 여전히 낮은 편이어서 집주인 대신 HUG가 돌려준 금액이 늘며 손실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