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상가 땅 반값에도 안팔려 … 첫삽 못뜨는 오피스텔 급증

“벌여놓은 사업을 마무리 짓는 게 우선이지, 토지 매입이나 신규 개발사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용산구, 여의도동 같은 곳에서 알짜 입지 땅이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현재 건설사나 시행사 관계자들은 자금 경색에 대비해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재무 부담을 키울 상황이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오는 14일 공매가 진행되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0-5 일원은 시행사인 삼양엘앤디가 5층 높이 상가 건물로 개발하려다 사업이 중단됐다.

대지 5500㎡ 규모로 강남역에서 가까워 입지는 양호하지만 기존 낡은 건물을 철거까지 마친 상태에서 브리지론을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첫 입찰가는 5300억원에 달했지만 매수자가 나서지 않자 이번 최저입찰가는 절반 수준인 2535억원가량으로 떨어졌다. 결국 입찰 전 수의계약도 가능해졌다.

앞서 지난 5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중견 건설사 신일건설의 사업장도 공매에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422-1 일원은 약 1200㎡ 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다가 공정률 50%에서 멈췄다. 지난달 첫 공매가 616억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계속 유찰돼 현재 364억원가량으로 입찰가가 떨어졌다.

신일건설은 기업회생 신청 당시 전국에 10여 곳 사업장이 있었다. 분양이 완료되고 준공이 얼마 남지 않은 사업장은 공사가 계속 진행되더라도, 초기 단계 사업장은 공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공매가 진행될 서울 금천구 가산동 60-27·50 땅은 패션 아웃렛인 ‘W몰’이 있던 곳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매출이 부진해지자 지난해 시행사가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하기 위해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 10월 브리지론 만기 연장을 못해 결국 2607억원에 공매로 나왔다.

토지 매각 가격이 감정가보다 떨어져도 선뜻 나서는 인수자가 없어 매물로 나오는 땅은 당분간 더 쌓일 전망이다. 공매를 받아줄 주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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