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만 중개해도 직장인 월급” 이젠 옛말…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 ‘뚝’
올해 공인중개사 국가자격시험 응시 예정자 수가 전년 대비 10만 명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년 전 응시 열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6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이달 28일 치러지는 제34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대상자 수는 29만2993명으로, 전년보다 9만4712명 줄었다.
이는 1·2차 시험 동시 접수자 8만7798명을 합한 수치로, 중복을 제외한 실제 접수 인원은 20만5196명에 불과하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접수자는 2021년 역대 최대치(40만8492명)를 기록한 이후 매년 줄어다는 추세다.
부동산 및 중개업계는 공인중개사 인기 하락은 부동산 거래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20년 월 최대 1만5621건을 기록, 2021년 시험 접수 직전까지 월 4000건대를 보였다. 그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2021년 말 급감을 시작해 국내까지 연속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부턴 월 세자릿수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가 지난해 ‘10·27 대책’에 이은 올해 ‘1·3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시장을 부양했지만, 정책 효과로 올라선 거래량은 좀처럼 월 4000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역대 최고치가 지난 6월 3849건이었다.
거래량 감소는 중개업계 불황으로 직결됐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료를 보면, 금리인상 여파로 거래량 감소가 본격화한 지난해 6월 서울 북부 등 일부 지역에서 폐업하는 공인중개사사무소 수가 신규 개업사무소 수를 역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이 같은 역전현상이 전국으로 번져 올해 8월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 1월만 예외적으로 1275곳이 개업하고 1115곳이 폐업, 130곳이 휴업했던 걸 제외하면 개·폐업 역전은 1년 동안 지속된 셈이다.
지난 8월에도 기준 신규 개업은 826곳이었던 데 비해, 1161곳이 폐업하고 87곳이 휴업했다. 누적 개업공인중개사 수도 연초 11만7866명에서 11만6628명으로 줄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공인중개사사무소 개·폐업 수 증감을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한 선행 지표로 분석한다”면서 “중개시장에서는 향후 상당기간 시장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금리가 세계적 현상인 만큼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은 데다, 재건축·재개발을 정부와 지자체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시그널은 보내고 있지만, 정작 시장과 건설사 및 정책 모두 큰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면서 “얼어붙어 있는 매수심리와 시장 분위기도 큰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