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대신 갚아준 전세금 1조6000억…회수율은 고작 15%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1~7월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을 회수한 비율이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의원(국민의힘)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는 총 9994건(2조2637억원) 발생했다.

이 기간 HUG는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1조6512억원을 갚아줬지만, 회수액은 2442억원에 그쳤다. 회수율이 고작 15%에 불과한 것이다.

보증사고 건수와 피해 액수는 매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HUG의 대위변제액 규모 역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HUG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에서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증가했다. 2018년 48%에서 2019년 58%으로 늘어난 회수율은 2020년 50%, 2021년 42%, 2022년 24%로 떨어졌고 올해는 7월까지 15%에 머물고 있다.

수도권 대위변제액은 1조4966억원으로 전체의 90.6% 비율을 차지했으나 회수율은 11%로 다른 지역 대비 낮았다. 특히 인천의 경우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HUG가 대신 갚아준 금액은 4545억원이었으나 회수액은 283억원(6%)에 그쳤다.

서울의 대위변제액은 4888억원이었고 회수액은 606억원으로 회수율은 12%였고, 경기는 대위변제액 5533억원 중 851억원(회수율 15%)만 돌려받았다. 이는 강원(대위변제액 35억원 중 27억원 회수·79%)이나 충북(53억원 중 41억원 회수·77%) 등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임차인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임차인에게 HUG가 대신 갚아준 금액이 7996억원으로 가장 컸고, 20대 임차인이 338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회수율을 보면 40대 이상 임차인을 대상으로는 평균 27%의 회수율을 보이는 데 비해, 20대 대상 회수율은 4%, 30대는 12%에 불과했다.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 사고 피해자가 온전한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사회초년생이 많은 20∼30대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증 사고가 빠르게 늘면서 HUG의 재정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6월 기준 HUG의 지급여력비율은 212%로, 2020년 532%의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 중 통상 보증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22.4%, 2021년 26.3%, 2022년 24.0%였다.

올해 7월 기준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의 보증 사고율은 23.3%로, 전체 평균 사고율(7.4%)의 3배가 넘는다.

김학용 의원은 “정부 출자 및 보증 배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HUG 역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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