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몸푸는 ‘잠실 최대어’…70층 재건축 속도낸다는데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노후 단지 31곳이 재건축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송파구의 ‘재건축 대장’ 단지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가 최고 70층 높이 6303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지 주목된다.
12일 서울시는 신속통합(신통)기획 자문위원회를 열고 잠실주공5단지 조합이 제안한 재건축 계획안에 대한 최초 자문을 진행했다. 신통기획은 서울시와 민간이 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계획안을 함께 마련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직접 기획해 계획안을 짜는 ‘기획 방식’과 주민들이 만든 계획안을 조언해주는 ‘자문 방식’으로 나뉜다.
1978년 지어져 45년 동안 자리한 잠실주공5단지는 올해 들어 신통기획 자문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나섰다. 앞서 이 단지는 작년 2월 서울시로부터 최고 높이를 50층으로 하는 정비계획안을 승인 받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올해 초에 층수 제한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2040 서울플랜을 발표하며 기존 계획안을 변경하기로 했다. 동시에 빠른 변경을 위해 신통기획 자문방식에 참여했다.
이날 자문위에서 다뤄진 변경안에 따르면 현재 최고 15층 높이, 30개동, 3930가구인 잠실주공5단지는 앞으로 최고 70층 높이, 28개동, 6303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지하철 2·8호선이 지나는 잠실역 인근으로 최고 70층 높이 랜드마크 주동을 배치할 방침이다. 해당 부지는 준주거지역이라 높은 용적률을 적용 받기 때문이다. 이대로 재건축이 실제 이뤄진다면 송파구 최고층 아파트 단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단지 안에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된 곳에는 20층부터 49층까지 다양한 주동을 배치한다. 아파트 주동 개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해 동간 간격을 넓혔다. 이로써 4000가구 이상이 한강을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조합 측은 보고 있다. 당초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신천초 부지 이전 내용도 이번 계획에선 빠졌다. 현 위치에 그대로 두는 방향으로 설계한 것이다.
단지 중앙에는 초대형 공원도 조성한다. 일부 단지는 스카이 브릿지로 연결할 계획이기도 하다. 인피니티 풀과 같은 고급화 시설도 조성한다. 물론 최근 급격하게 오르는 공사비와 주민 갈등이 변수다. 조합 측은 공공기여로는 한강변 덮개공원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향후 정비계획 입안·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 일단 서울시와 송파구청은 조합이 이날 받은 조언을 토대로 계획안을 다듬어 오면 바로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앞으로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재건축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파구 다른 노후 단지들도 재건축 속도전에 나서는 상황이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만 31곳에 달한다. 잠실우성4차아파트도 지난 1일 재건축 7부 능선으로 꼽히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사업시행계획안에 따르면 잠실우성4차아파트는 앞으로 최고 32층 높이 825가구 규모로 재건축 된다. 이 단지는 조만간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맞춰 지어진 이른바 ‘올림픽 3대장’ 아파트들도 지난 6월 안전진단 문턱을 모두 넘었다. 올림픽선수기자촌·올림픽훼밀리타운·아시아선수촌 아파트가 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