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기대된다”…한국의 맨하튼 꿈꾸는 이곳, 천지개벽 개봉박두

서울 여의도를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세계적인 금융 도시인 미국 뉴욕 맨하튼처럼 개발하는 계획이 공개됐다. 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각종 도시계획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24일 서울시는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립해 25일부터 열람공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동여의도 일대 112만 586㎡가 대상지다. 현재 이곳에는 금융감독원, 대형증권사 28곳, 금융투자회사 등이 밀집돼 있다. 대상지가 2010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이유다.

1900년대 초까지 모래바닥이었던 여의도는 1968년 한강 제방공사를 시작으로 발전의 물꼬를 텄다. 고층건축물, 간선도로망, 중앙집중식 냉난방, 엘리베이터 등 당시 기준 최고 수준의 도시 기술이 도입됐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 뿐만 아니라 국회의사당, 증권거래소가 들어서면서 공공·주거·업무 기능이 동시에 계획된 신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금융중심지로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해선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산업 생태계가 전통 금융업 위주고 도시기능도 다양하지 못해 야간과 주말이면 사람이 빠지는 공동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지난 3월 동여의도에 대한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마련된 계획안에는 오 시장이 발표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겼다. 먼저 서울시는 동여의도를 4개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에 적합한 개발 계획을 마련했다.

4개 구역은 구체적으로 국제금융 중심지구, 금융업무 지원지구, 도심기능 지원지구, 도심주거 복합지구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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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대로변의 금융기관 및 한국거래소 등이 위치한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국제금융 중심지구 안에 포함됐다. 현재 일반상업지역인 이곳은 앞으로 개발 과정에서 용도가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된다. 상한 용적률이 1000%로 높아지는 셈이다. 여기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건물을 지으면 용적률은 1200%까지 추가로 완화된다.

높이규제도 사실상 폐지됐다. 대상지에 있는 한국거래소 부지를 개발할 때 350m 이상 짓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일반상업지역도 용적률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보험업, 은행업, IT가 접목된 핀테크업 등 권장업종을 도입하면 그 비율에 따라 최대 1.2배까지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일반상업지역의 상한 용적률은 800%인데 금융과 관련된 공간을 확보하면 이를 960%까지 늘려주겠단 것이다. 여의도종합상가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다.

다양한 도심 기능 도입도 이뤄진다.

우선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뒤쪽을 ‘금융업무 지원지구’로 조성한다. KBS별관 주변인 이곳에 중소 규모 금융시설과 금융지원시설이 들어오도록 유도한다.

KBS별관 부지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KBS별관 부지는 기준 높이를 300m 수준으로 계획했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에서 한강변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입체적인 경관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샛강 수변지역 일대인 ‘도심기능 지원지구’는 다양한 생활지원기능 육성을 위해 건축물 용도 제한을 최소화했다. 서울시는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말과 야간에 사람이 빠지는 공동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주거시설도 늘린다.

이 일대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공작·수정·진주아파트 일대는 ‘도심주거 복합지구’로 지정됐다. 인근에 있는 여의도 아파트지구에 속한 단지들과 매한가지로 6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신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한강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공기여를 받을 예정이다.

보행 중심 도시 환경 조성을 위해 개방형 녹지 공간 도입되고 공공보행통로도 설치된다. 일대 지하공간 역시 적극 활용된다. 서울시는 “한강 및 샛강을 연결하는 주요 가로변으로 개방형 녹지공간을 도입할 것”이라며 “건축물 지하공간을 연결해 입체적인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오는 6월 8일까지 열람공고 한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끝나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올해 연말까지는 법적 효력을 갖는 고시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의도는 현재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 추진되고 있는 서울 도심 중 하나로 유연한 계획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여의도가 국제적인 디지털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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