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젊은 1인가구 겨냥 … 도심 공유주택에 3000억 투자”
“한국에서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이 살기에 적합한 주택 공급은 제한적입니다. 한국에서 공유주택 서비스인 코리빙(Co-living) 하우스와 관련한 투자를 본격화하려는 이유입니다.”
영국계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ICG의 데이비드 김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동산 부문 대표(사진)가 2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코리빙 서비스가 아직 한국에서는 초기 단계지만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리빙은 독립된 개인 주거 공간과 업무, 휴식, 취미생활 등의 공용 공간이 구분된 공유주택 서비스다. 젊은 층 수요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코리빙 하우스는 입지와 편의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편리한 교통과 관리 편의성, 입주자 간 커뮤니티 형성 등의 요인이 장점으로 꼽히며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코리빙 하우스가 보편화돼 있는 싱가포르는 200만~300만원이라는 비싼 월세에도 도심 지역은 대기자가 많아 입주가 어렵다”며 “코리빙 서비스에 만족하는 거주자가 많아지고 있어 한국에서도 빠르게 정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ICG는 국내 최초로 코리빙 하우스를 론칭한 국내 토종 프롭테크 스타트업 홈즈컴퍼니와 지난달 손잡고 3000억원 규모 투자 실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성장 추이를 봐가며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홈즈컴퍼니는 ICG의 한국 파트너로서 사실상 위탁운영사 역할을 맡아 국내에서 저평가된 호텔이나 건물을 매입하고 이를 최근 각광받는 코리빙 하우스나 호텔형 레지던스로 탈바꿈시켜 직접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홈즈컴퍼니는 ICG와 함께 일본 등 해외 부동산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데이터센터와 물류 투자 사업도 ICG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꼽고 있다.
김 대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어려움을 겪다 보니 한국 내 주요 부동산 관련 대출이나 선순위 투자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며 “우량 자산을 선별해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에서 업력을 쌓아온 김 대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스톤과 싱가포르계 투자사 ARA에서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담당한 후 지난해부터 ICG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동산 부문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ICG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는 685억달러(약 85조원)에 달한다. 사모투자펀드(PE)·사모대출(PD), 부동산·인프라 부문 등 전략적으로 자산을 배분해 투자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부동산·인프라 분야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는 ICG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연기금, 공제회 등의 자금을 유치한 인연도 있다.
ICG는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ICG는 조미료 브랜드 ‘해통령’을 만드는 중견기업 ‘빅마마씨푸드’를 인수해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21년에는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 온도센서 제조사 제임스텍을 1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