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푼 안 쓰고 숨만 쉬며 살아도…서울 주택 사려면 ‘14년’
지난해 서울 자가 거주자가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서울의 주택을 구매하는데 14.1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년 가까이 늘어난 것인데 지난해 월급 인상폭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연 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배수(PIR)은 14.1배(중위수 기준)로 전년(12.5배) 대비 상승했다. 이는 서울의 자가 거주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서울의 주택을 구매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12.5년에서 14.1년으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국 기준 PIR도 6.7배로 전년(5.5배) 대비 상승했다.
국토부는 전국의 약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1대1 개별 면접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PIR이 가장 크게 늘어난 지역은 세종이었다. 작년 기준 세종의 PIR은 10.8배로 전년(7.5배) 대비 3.3 상승했다. 작년까지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며 월급으로 주택을 살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0~2021년은 집값 상승기였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PIR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최초로 주택을 마련하는데 소요되는 연수는 지난해 기준 7.7년으로 전년(7.7년)과 동일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60.6%로 전년(60.6%)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자가보유율 변화치가 상이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자가보유율이 54.7%로 전년(53%) 대비 상승한 반면, 도 지역은 69%로 전년(71.4%) 대비 줄었다.
한 주택에서 평균 거주하는 기간은 7.5년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평균 6년, 도지역은 평균 9.7년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가가구의 평균 거주기간(10.5년)이 임차가구(3년)에 비해 훨씬 길었다.
국민 대다수는 주택 보유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택보유의식은 88.9%로 10가구 중 9가구 가까이가 내 집을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87.7%) 대비 소폭 상승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비율(RIR)은 전국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기준 RIR은 15.7%로 전년(16.6%) 대비 소폭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7.8%, 광역시 등은 14.4%, 도지역은 12.6%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