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건설 현장 무법지대 불법 건설노조 방치 않을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 현장을 찾아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조폭(조직폭력배)’에 비유하며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밝혔다. 금품 요구, 자기 조합 근로자 채용 강요 등 건설 현장에서 만연한 노조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0일 원 장관은 세종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와 관련한 업계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건설 현장에서 (특정 노조 소속 조합원) 채용과 장비 사용을 강요하고, 월례비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 가면 인력 사무소나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당하게 일자리를 얻고 대우받아야 하는 대다수 서민 노동자가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건설 현장에서의 노조의 불법행위에 따른 생산성 저하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자기 조합원 채용 강요, 월례비 요구 등 건설노조의 불법행위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에 따른 자금 경색이나 건자재·인건비 상승보다 더 심각하다고 토로할 정도다. 원 장관은 이 같은 생산성 저하가 “건설업체의 생산원가와 분양가에 반영된다”며 “건설노조가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건설 현장에서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완장 부대’가 방치돼 왔지만, 새 정부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방치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토부와 경찰청 등 정부는 지난 8일부터 내년 6월 25일까지 200일간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채용 강요 행위나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거마비’ 형태로 지급돼온 월례비 관행, 규제를 악용한 건설업체 협박 등 그동안 만연했던 불법행위들을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원 장관은 특히 월례비 관행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으로 불법”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원 장관은 국회에서 진행된 건설 현장 규제개혁 민·당·정협의회에서도 “여러 무법지대가 있는데 조폭, 학폭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도 대표적인 무법지대”라고 발언했다.

원 장관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한 건설업 관계자는 “정부가 명확히 선을 긋는 노력이 그나마 내년도 건설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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