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오피스텔 세금 더 내라고?”…부동산 한파에도 기준시가 껑충
고금리 여파에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내년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가 6% 가량 오른다. 특히 서울지역 상가는 9.64%나 치솟으며 2008년 이후 14년만에 최대폭 상승하면서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은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를 발표했다. 고시 대상은 수도권과 대전·광주·대구·부산·울산과 세종시 소재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이다. 각각 100호 이상 또는 면적 3000㎡ 이상 건물로 내년에는 전국 216만 2068호가 해당된다.
올해 14년만에 최고인 8.06% 올랐던 전국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내년 6.24% 상승하며 오름폭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서울(7.31%)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 2019년(7.52%) 이후 가장 높다. 경기(7.21%), 대전(5.0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인 대구(-1.56%)와 공급이 많은 세종(-1.33%)은 기준시가가 하락했다.
전국 상가 기준시가는 내년 6.33% 오르며 올해(5.3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이 9.64% 오르며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5.1%), 부산(3.89%), 인천(2.39%) 등으로 상승률이 높았고 세종(-3.51%)은 기준시가가 떨어진다. 국세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상권 활성화로 강남 등 주요 지역 중심으로 상가 투자 수요가 늘고 분양가도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기준시가를 열람한뒤 이의가 있으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국세청은 제출 의견을 심의한뒤 다음달 30일 기준시가를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최종 고시되는 기준시가는 내년 1월 1일 이후 최초 상속·증여, 양도 분부터 적용된다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금리인상이 거듭되는 가운데 상가 소유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준시가가 급등한만큼 상가 매매나 증여에서 세금 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가격 지수는 중대형 상가가 전분기 대비 0.0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상가와 집합상가는 각각 0.08%, 0.06% 하락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도 고물가, 고금리 등에 따른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모든 상가 유형에서 임대료가 줄어들었다.
공실률 역시 유사한 흐름이다. 상가 공실률은 소규모 상가 기준 전 분기 6.6%에서 3분기 6.8%로 증가세를 보였다.
오피스텔 시장 역시 약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0.24% 하락했다. 수도권과 서울 역시 각각 -0.16%, -0.01% 변동률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힐스테이트 삼송’ 오피스텔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말 7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4월 매매금액 8억6000만원 대비 1억원 가격이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계속된 아파트 하락세 영향 및 금리인상 등에 따른 매매 관망세가 형성되면서 거래량 감소가 동반해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임동권 DK빌딩연구소 대표는 “최근 2년간 상가, 오피스텔 가격이 아파트 대비 급등해 지금 당장 하락세라고 해도 소유주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시가는 상속 및 증여세를 부과할 때 가까운 시기 거래가 없어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활용된다.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때도 취득 당시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없으면 활용된다. 다만 취득세나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부과 때는 국세청 기준시가가 아니라 행정안전부의 시가표준액이 활용된다
실제 세부담이 커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기준시가 적용에 앞서 시가가 확인되면 시가를 적용하는만큼 기준시가는 원칙적으로는 쓸 일이 없는 것”이라며 “시가가 없을 때 환산을 위한 기준이 필요해 기준시가를 사용하는데, 환산 후 실제 세부담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