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0억 클럽’ 줄이탈…역세권 관심단지도 수억씩 뚝뚝
부동산 침체기가 본격화되면서 서울지역 아파트들이 ‘10억원 클럽’에서 줄줄이 밀려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부담과 거래절벽 현상 심화로 간간이 거래되는 급매물이 시세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73㎡는 지난 7일 9억원에 손바뀜됐다. 최고가(16억6000만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직전가(11억8500만원)와 비교해도 3억원 가까이 낮다.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은 직거래라 특수관계인 간 명의이전이 의심됐지만, 행정구를 대표하는 대장주의 거래가격이 공시가격을 밑돌게 되면서 매매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인근의 역세권 아파트인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20일 8억2000만원에 팔렸다. 최고가(12억2000만원) 대비 4억원 떨어졌다.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59㎡는 지난달 9억5000만원에 새로운 집주인을 맞았다. 최고가(14억1000만원)보다 5억원 가까이 주저앉으면서 직전가(10억2800만원)조차 지키지 못했다.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SK뷰’ 전용 59㎡도 지난 5일 9억2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최고가(11억5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 하락했다. 답십리동 ‘래미안미드카운티’ 전용 59㎡ 역시 지난달 9억8000만원에 팔렸다. 최고가(12억8500만원)와 비교해 3억500만원 빠졌다.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59㎡는 지난달 7억70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2월(10억원)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의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도 지난달 발생한 3건의 거래가 모두 9억원대에 이뤄졌다. 직전가(11억5000만원)를 2억원씩 하회한다.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아파트’ 전용 68㎡는 지난 9월 8억1900만원에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직전가(10억4700만원)에 비해 2억2800만원 떨어졌다. 재건축 호재에도 2년 전인 지난 2020년 11월 실거래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비슷한 기간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59㎡(10억원→9억원)와 강서구 마곡동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59㎡(10억3250만원→9억8000만원)의 매매가 차이도 줄어들었다. 집값 급등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0.37%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강북권(-0.89%)이 강남권(0.09%) 대비 약세가 두드러졌다. 도봉구(-2.71%), 노원구(-2.34%), 성북구(-1.74%), 동대문구(-1.25%), 강동구(-0.95%) 등의 낙폭이 컸다.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많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10억원대가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957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10억487만원) 이후 8개월 만에 10억원선을 내줬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게자는 “한두 건 거래된 급매물의 가격을 시세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가격 메리트가 없는 이상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상황이라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