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만 노후단지냐”…목동 상계 주민 ‘부글부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의 대표적 노후 주거지역인 노원구, 양천구에서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8·16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 이후에도 재건축 대책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에 대응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5일 통계청의 지난해 서울시 구별 노후 주택 비율에 따르면 노원구는 38.4%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구 노후 주택 비율은 31.9%로 노원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노후 주택 비율은 전체 주택에서 30년 이상 된 주택 비율을 의미한다. 노원구, 양천구 모두 서울 평균 21.2%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4개 단지가 1985~1988년에 걸쳐 입주가 이뤄졌다. 분당 신도시에서 입주가 가장 빠른 시범단지 입주연도 1991년보다 최소 3년 먼저 진행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된 대규모 개발로 아파트가 집중 공급된 노원구 역시 3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중이 높다. 한 목동 아파트 주민은 “입주연도를 따지면 1기 신도시보다 목동이 먼저 재건축이 진행돼야 한다”며 “단지 진입도로도 불편하고 주차 공간도 협소한데 안전진단 결과를 보면 언제 재건축이 이뤄질지 감이 안 잡힌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초 기록적인 폭우로 목동 아파트 한 단지에서 건물 꼭대기 부근 외벽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자체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노원구는 5일 “원활한 재건축 추진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신속추진단’을 운영할 것”이라며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노원구는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노원구는 30년이 지나 재건축 안전진단 대상인 아파트가 42개 단지·6만5000여 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국토교통부를 직접 방문해 주택 정책 관련 의견과 주민들 의견·동향을 함께 전달했다. 이 구청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주택 공급 안정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