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떨어진 아파트 매물로 나왔다…’부동산 불패’ 강남도 속수무책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4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부동산 불패로 불려 온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도 몸값을 속속 낮추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거래절벽의 영향으로 좀처럼 거래가 체결되지 않자 호가를 크게 내린 급매물이 대부분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가 19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 3월 신고가(26억7000만원) 대비 7억2000만원 빠졌고, 지난 7월 직전 거래가(22억5000만원)와 비교해도 3억원 주저앉았다.
잠실엘스와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있는 ‘트리지움’ 전용 84㎡도 아슬아슬하게 20억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때 24억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지난 7월 21억원까지 하락한 데에 이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가격 조정이 가능한 급매물인 만큼 곧 19억원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 역시 18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올해 최고가(23억7000만원)보다 4억9000만원, 지난 7월(21억원)에 비해 2억2000만원 꺾였다. 이에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알려진 20억원선이 붕괴되고 있지만 매수세가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639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송파구 아파트 거래 건수는 38건에 불과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택 거래가 메말라 급매물도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집값이 더 빠질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가격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급락한 호가가 시세로 굳어지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집값이 많이 뛴 권역이라 버틸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즉, 매도가를 큰 폭으로 낮추는 것이 보편적인 경우가 아닌 특수한 경우라는 설명이다. 또 과거 사례에 빗대 강남권 아파트는 어느 정도 가격이 내리면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집값을 방어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