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교환 도와주는 곳 있나요”…매매 힘든 다주택자 ‘돌파구’
“광교 이편한세상아파트, 11년차, 47평, 고층, 실거래 17억원, KB시세 18억원. 비과세 목적 교환매매합니다. 비슷한 매물 가지고 계신 분, 채팅 주세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지자 교환으로 시선을 돌리는 소유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를 면제받기 위해 아파트 맞교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교환 거래 건수가 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교환 거래는 지난 2020년 12월 97건을 기록한 이후 평균 30건 안팎의 거래량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크게 뛰었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를 맞바꿔 양도세를 회피하는 전략을 세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 4월까지 규제지역 내에서 이사·상속·분양·혼인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다주택자가 된 경우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내 기존 주택을 매도하면 1주택자 양도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존 주택에서 2년 이상 실거주한 소유자에게는 최대 12억원까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줬다. 교환 거래도 세법상 양도 후 취득으로 분류돼 양도세를 물리지 않았다.
이에 공인중개사 및 행정사를 중심으로 아파트 교환을 주선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아파트 교환 거래를 위해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은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고,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부동산 교환 거래 게시판이 생성됐다. 소유주들도 가격을 낮춰 급매할 바에는 차라리 취득세가 중과되더라도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로 교환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교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부동산 사기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거래 과정에서 가격을 뻥튀기하는 등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가 있을 시 부당이득 환수 조치에 처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교환 거래 이후 주택을 매도하개 되면 교환 가액부터 상승분이 계산돼 교환 거래가 증가할 유인이 있다”면서도 “예를 들어 시세 9억원짜리 아파트를 비과세 최대금액인 12억원에 교환했다고 신고할 경우 추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을 때 세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탈세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또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교환 거래를 양도 후 취득이 아닌 취득 후 양도로 해석할 경우 일시적으로 3주택자가 돼 취득세 폭탄을 떠안게 될 위험성이 존재하고, 동일한 가치의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관련 자격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