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아닌데 줍줍 또 5000대1”…시세 수준에도 난리난 ‘이곳’ 어디
최근 ‘20억원 로또’로 불린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청약에 100만건이 넘는 청약 광풍이 분 가운데 ‘안전마진’이 거의 없는 무순위 청약에도 수천 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청약시장에서도 ‘경희궁 유보라’가 최근 특별공급에서만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공사비 급등에 따른 재건축 사업 난항으로 신축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 내 ‘DMC자이 더 포레리버뷰’는 최근 단 한 가구(전용면적 84㎡)를 대상으로 한 무순위 청약에 총 5619건이 접수됐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시세와 20억원 이상 차이 났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와는 달리 안전마진이 거의 없었다. 분양가는 4년 전 최초 공급 당시의 가격 그대로인 8억7240만원으로 나왔지만 지난 1월 실거래가(9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발코니 확장비와 각종 유상옵션을 고려하면 현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분양에 허덕이던 단지들도 지금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강북구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는 최근 무순위 청약 36가구에 488건(경쟁률 13.6대1)이 접수돼 지난해 10월 최초 공급 당시 경쟁률(10.5대1)을 웃돌았다. 단지는 최초 공급 이후 미분양 물량이 발생해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다가 이번에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강동구에서 공급된 나홀로아파트 ‘중앙하이츠 강동’은 최근 6차 임의공급(28가구)에 791명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7월 최초 청약이 미달한 후 진행된 6차례의 무순위 청약 중 가장 많은 접수 인원이다. 최초 공급(36가구) 당시 접수 건수(674건)보다도 많은 인원이 신청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분양이라도 신축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가뜩이나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서울과 인근 지역의 경우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미분양이라도 신축을 확보해 놓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분양가는 더 오를 것이란 우려도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청약 접수가 개시된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는 특별공급(51가구)에서 2355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46.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전용 84㎡ 최고가 기준 13억4875만원으로 인근에 있는 이 지역 대장주인 ‘경희궁 자이’(최근 실거래가 20억원)는 물론, 비슷한 규모의 단지인 ‘경희궁 롯데캐슬’(2019년 준공·195가구)의 최근 실거래가(15억원)보다 저렴한 점이 흥행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같은 날 진행된 지방 물량은 대부분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부산, 경남, 울산, 광주, 천안, 충남, 충북 등 지역 가릴 것 없이 모두 미달을 면치 못했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3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역시 서울과 지방 간 명확한 명암을 나타냈다. 1·10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지난 2월 분양 전망이 6개월 내 최고치인 88.6을 기록했던 지방은 3월 들어 그 지수가 7.6포인트 하락한 82.4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은 1월부터 82.5, 83.3, 88.2를 차례로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값으로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을수록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