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노른자, 욕심 안나네요”…아파트 지을 생각 없다는 건설사들 왜
서울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 최대어이자 이 지역 뉴타운 마지막 퍼즐인 ‘1구역’(노량진동 278-2 일대) 재개발 2차 시공사 입찰이 15일 마감한다. 건설업체 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지만 조합 측이 고수한 공사비가 여전히 커 실제 업체들 참여는 저조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 구역 재개발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은 높은 입찰보증금 500억원(현금 200억원과 보증보험증권 300억원)과 공사비 부담 탓에 입찰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보증금은 15일까지 내야 한다. 이 사업은 노량진 1구역 13만2132㎡ 용지에 지하 4층~지상 33층, 28개 동, 2992가구 대단지를 신축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차 입찰에선 입찰보증금을 낸 업체가 한 곳도 없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3.3㎡(1평)당 공사비가 730만원으로 책정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말 열린 현장 설명회엔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금호건설, 효성중공업 등이 참여했다.
조합 측은 이번 2차 입찰공고문에도 여전히 평당 공사비를 730만원으로 못박았다. 이 탓에 건설사들은 2차 입찰에도 대부분 참여를 포기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차 입찰 때에도 공사비가 부담돼 응모하지 않았는데 이번 2차 역시 그대로여서 우리는 참여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 역시 “원자잿값과 인건비 부담이 날로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사비가 변하지 않은 만큼 사실상 참여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나마 적극적인 업체는 포스코이앤씨다. 이 업체는 최근 부산 촉진 2-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내 분위기도 한껏 고조된 상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정비사업을 적극 수주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 다음으로 많은 정비 수주액을 따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참여한 포스코이앤씨가 이번 노량진 1구역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으며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입찰 참여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이 회사 관계자는 “공사비 부담을 떠나 조성 단지 규모가 너무 커서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입찰 참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조합 측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 김문선 노량진 1구역 조합장은 “조성 단지 규모가 워낙 크고 입찰보증금도 많아 (건설사들이) 조심스러워하는 걸로 보인다”며 “아직 입찰보증금을 낸 기업이 없어 어떤 업체가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지는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