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광교아파트, 2억만 있으면…적금처럼 내집마련 한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국내 최초로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을 도입한다. 20~30년에 걸쳐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오는 2028년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세용 GH 사장은 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경기도형 공공분양주택(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지분을 20~30년에 걸쳐 분할 취득하는 공공분양 모델이다. 최초 분양받을 시엔 분양가 일부(10~25%)만 부담하고, 이후 20~30년에 걸쳐 나머지 분양대금와 이자를 나눠 내면서 잔여지분을 취득하는 모델이다. GH는 전용면적 60㎡이하 주택을 원가에 최소이윤을 더한 저렴한 가격으로, 후분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분양가 5억원 주택을 20년간 취득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입주시 1억2500만원을 납부해 주택지분의 25%를 취득한 뒤, 이후 4년마다 7500만원(15%)씩 총 5차례 추가납부하면서 잔여지분을 취득하는 식이다. 4년마다 추가납부를 할때엔 1년만기 정기예금이자가 적용된다.
이를 2%로 가정할 경우, 20년간 총 납부금액은 5억9000만원이 된다. 취득 과정에서 공공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일종의 사용료 개념으로 보증금도 납부해야 한다.
꼭 20년(또는 30년)간 지분을 계속 사들일 필요는 없다. 전매제한 기간(10년)만 지나면 20년이 안되도 도중에 집을 팔 수도 있다. 이 경우 매매 시점의 지분 비율로 공공과 손익배분을 한다. 집을 팔 때는 제3자에게도 팔 수 있다. 이는 공공(LH)에게만 환매할 수 있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반값 아파트’와 대비되는 점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일반 공공분양과 달리 청약자의 소득 수준을 따지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GH는 시범사업으로 광교신도시 A17블록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총 600가구 중 240가구(전용면적 59㎡)가 지분적립형으로 공급된다. 지분적립형 물량 중 50~60%는 일반공급, 나머지 40~50%는 특별공급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GH는 2025년 착공에 들어가 2028년엔 후분양 일정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정책효과 등을 검토한 후 GH가 보유한 3기 신도시 물량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