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 일단 빌려”…‘빚 폭탄’ 터질라 은행 가계대출 사상 최대

한동안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4개월째 늘어 잔액기준으로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이는 지난 5월 가계대출 잔액이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로, 증가 폭도 커지는 양상이다.

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월 말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원 늘었다. 잔액기준으로는 지난달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에 2조3000억원 늘어난 뒤 5월(4조2000억원)과 6월(5조8000억원), 7월(6조원)까지 4개월째 증가했다.

특히, 7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6조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들어 2월(-3000억원) 반짝 줄어든 것을 빼면 3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최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은행 주담대는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 확대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으로 큰 폭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웃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로 43개 주요국 중 3번째로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한 금통위원은 “최근 주담대 증가세는 정책적인 변화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고려해 거시건전성 정책규제 강도를 지수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7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4000억원 증가해 4개월 연속째 늘었다.

주담대는 제2금융권(-4000억원)에서 줄었으나 은행권(6조원)에서 증가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9000억원) 대비 감소 폭이 축소됐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최근 주택 거래량 회복으로 4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금융업권별로 주담대 및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를 밀착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 시 선제적인 대응책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오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 대응책 마련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