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어떻게 살아”…154개 기둥, 모두 철근 빼먹은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부실 아파트 15곳의 명단이 전격 공개됐다. 정부는 부실 시공이 발생한 단지에 대해 전면 보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입주가 완료된 아파트도 5곳이나 되는데다 현재 공사중인 아파트도 입주 예정자들을 중심으로 적잖은 반발과 파장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15개 단지명과 설계사, 시공사, 감리사를 공개했다. 이 중 공공분양 단지는 5곳, 공공임대 단지는 10곳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경기 남양주 별내퍼스트포레, 서울 수서 역세권 디아크리온강남 등 수도권에서 8곳이었고, 양산 사송 A-2(신혼희망타운), 광주선운2 A2(영구임대) 등 지방에서 7곳이었다.
책임 주체별로 보면 설계 오류에 따른 철근 누락은 10개 단지, 시공 오류에 따른 누락은 5개 단지에서 각각 발생했다. 철근을 빠뜨린 시공사는 삼환기업, 이수건설, 남양건설, 양우종합건설, 에이스건설 등 5곳이었다. 삼환기업은 기둥 302개소 중 126개소의 철근을, 이수건설은 기둥 123개소 중 101개소에서 철근 설치에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LH는 부실 시공이 발생한 단지에 대해서는 전면 보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강이 이미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은 각각 3곳이고, 향후 보강 조치가 예정된 곳은 9곳이다. 다만 콘크리트의 강도는 모두 기준치를 초과해 전면 재시공은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부실 시공이 건설업계에 만연한 이권 카르텔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실 시공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발주를 담당한 LH 직원 등이 어떤 책임이 있는지 정밀하게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공권력을 통해 고발 초지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H의 전관예우가 부실 시공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향후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향후 LH가 발주하는 설계, 용역에 참여하는 업체의 경우 해당 업체에 재직하는 LH 전관 명단을 모두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