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론 확산…미분양 3개월째 감소
30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견본관. 오픈 첫날이고 평일 오전이었지만 견본주택은 내방객들로 붐볐다. 오는 10일부터 청약을 실시하는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의 전용면적 59㎡A·59㎡B타입 견본주택이 이곳에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견본주택을 꼼꼼히 둘러보며 마감재, 분양가격, 대출 정보 등을 내부 직원에게 상세히 물었다. 생후 8개월 된 어린 자녀와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직장인 김 모씨(35)는 “생활 편의성, 구조 등 측면에 있어 신축 아파트가 구축 아파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졌다는 심리가 확산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보다 3.5% 감소한 6만8865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 주택은 올해 2월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6만8107가구) 이후 6개월 만에 7만가구 아래로 줄어들었다.
미분양 주택 수가 줄어든 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최근 공사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공사 수주를 꺼리자 향후 새집이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이 커지며 분양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분양 물량은 급감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7만767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7.9% 감소했다. 5월까지 분양 물량도 전년보다 51.5% 줄어든 4만6670가구로 조사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착공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3기 신도시 입주 시기도 불확실해 신규 주택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기존 주택의 거래가 살아나며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분양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711건으로 전월 대비 24.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효과로 6억~9억원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경제가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올해 1~4월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 매매 거래 비중은 27.8%로 전년 대비 7.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