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먼저 만들어주세요”…러브콜 쏟아지는 ‘한국형 스마트시티’
국토교통부가 매년 해외 도시 10곳에 한국형 스마트시티 수출을 추진한다. 국내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해외에서도 스마트 시티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에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기술과 제품이 해외에서 실증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의 ‘K-City Network’ 프로그램을 통해 3년간 21개국에 33개 우리 기업의 스마트 기술이 진출했다. ‘K-City Network’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은 해외 정부가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할 때 마스터플랜 수립, 타당성 조사 등을 지원하고, 한국의 스마트시티 개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태국 묵다한주엔 우리나라의 ‘스마트 통합플랫폼’이 진출해 현지 실증을 거치고 있다. 스마트 통합플랫폼은 앞서 국내에 도입된 방범·교통정보 연계 시스템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각 지자체가 개별 운영하는 방범·교통 정보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 연계해 도시 안전망을 구축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전시는 이 플랫폼을 도입해 CCTV 영상을 경찰·소방과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범죄율이 전년 대비 6.2%p 감소하고, 119 평균 출동시간은 전년 대비 1분28초 단축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태국 묵다한주는 드론을 기반으로 한 통합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 정보를 묵다한주 경찰청과 공유해 국립공원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메콩강 인근 국경지대의 불법 벌체행위를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신수도 설립과 관련해서도 국내 스마트시티 관련 업체들의 진출이 예상된다. 신수도의 스마트 도시관제센터 설립과 관련해 현지 업체들이 도시를 운영한 경험이 없어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신수도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스마트 기술 수출은 국내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의 성과가 뒷받침된 영향이다. 정부는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 매년 10곳 이상의 지자체를 선정해 국비 최대 2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받은 지자체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도시의 교통, 치안, 보건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다. 제주도는 차량 증가에 따른 교통체증과 주차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도시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주유소, 마트, 편의점 등 생활근린시설을 스마트 허브로 조성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 허브는 수요응답형 버스, 킥보드 등 공유 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설이다. 공유 모빌리티와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지난 2020년 제주도는 시티챌린지 공모에 선정된 뒤 2021년부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내 총 23곳에 이 같은 시설이 조성돼 총 1만1000명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이용했다. 제주공항 인근에는 종합형 스마트 플러스 허브를 구축해 빌리티 환승,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을 실증하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천시는 인공지능(AI) 기술 CCTV 영상 분석에 활용해 18세 미만 아동, 치매 질환자, 자폐성 장애인 등 실종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현재 부천 원미경찰서에서 시범 운영중이고, 영상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사업 관계자들이 스마트 시티 사업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부천시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WSCE2023)를 통해 스마트기술의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행사 기간엔 스마트 모빌리티, 거버넌스, 기술, 국가시범도시 등 주제별 체험형 콘텐츠와 부스내 상담 등 네트워킹 중심 전시가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