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 전세금”…집주인한테 돌려받지 못한 돈 올해 1조원

전국에서 전세사기와 역전세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사고가 크게 늘면서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년치 피해액에 육박했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1조83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증사고 건수 역시 작년 사고건수(5443건)에 근접한 474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증 사고액이 1조1726억원이었던 만큼 올해 전세보증금 사고액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1개월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해당 주택에 대해 경매 또는 공매가 실시돼 배당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

전세금 반환보증 보험은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보증사(HUG)가 대신해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다.

전세보증금 사고액은 올해 1월 2232억, 2월 2542억, 3월 3199억원, 4월 285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가 급증하면서 HUG가 집주인 대신 갚은 보증금(대위변제)도 올해 4월까지 8144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대위변제액은 9241억원이었는데 보증사고 발생 속도를 보면 대위변제액도 조만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보증사고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지난달 보증사고 1273건 중 1120건은 수도권에서. 나머지 153건은 지방에서 발생했다. 사고금액은 수도권 2539억원, 지방 318억원이다.

서울에서는 총 287건(766억원)의 보증사고가 있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서구 70건(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양천구 25건(65억원), 금천구 22건(57억원, 구로구 20건(38억원) 순으로 사고가 많았다.

인천에서는 459건(868억원)이 발생헀다. 부평구 134건(262억원)및 서구 102건(192억원), 미추홀구 87건(151억원), 남동구 85건(163억원) 등이었다. 경기에서 발생한 374건(905억원) 중 116건(246억원)은 부천시에서 발생한 보증사고였다.

사고액은 2019년 3442억원에서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 2022년 1조1726억원으로 매년 역대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보증사고가 매년 증가하면서 HUG의 재정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해야 하지만 채권 회수액은 최근 3년 동안 2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보증금 대위변제액은 2279억원으로 전월(2260억원)보다 19억 원 늘었다. 올해 1~4월 대위변제액은 8144억원, 대위변제를 받은 세입자는 3618가구다.

이에 비해 채권 회수액은 2019년 1654억원에서 2020년 2214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1년에는 2114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2179억원에 그쳤다. 대위변제 금액 대비 회수율은 2020년 50.1% 2021년 41.9% 2022년 23.6%로 감소했다.

한편,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에만 2만8857가구가 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신규 가입자 수는 10만8975가구로, 작년 전체 신규 가입자 수(23만7797가구)의 45.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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