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했다 눈물 쏙 뺐는데…3주째 집값 상승, 이동네에 무슨일?
1980년대 대규모 주택 단지로 조성된 서울 노원구 일대의 정비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노후 아파트 단지는 5월 들어 40곳을 넘어섰다. 면적이 약 20만㎡에 달하는 상계5동은 최고 39층 높이, 430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재개발 될 길이 열리기도 했다.
14일 노원구청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 절차를 밟는 노후 아파트 단지는 총 43곳에 달한다. 이달 들어선 중계주공 6·7·8단지가 예비안전진단(구청 현지조사) 문턱을 넘었다.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노원 아파트 단지는 이로써 31곳으로 늘어났다.
예비안전진단 다음 단계인 정밀안전진단 단계에 있는 단지는 현재 4곳이다. 상계주공3단지,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차), 태릉우성, 하계현대우성 등이다. 올해 들어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아예 재건축을 확정 지은 단지도 7곳이나 된다. 상계주공1·2·6단지, 상계한양, 상계미도, 하계장미, 월계삼호4차 아파트가 그 대상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단지는 상계주공5단지다. 지난 1월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계주공5단지는 현재 건축심의 단계를 진행 중이다. 재건축 속도전이 펼쳐지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가 겹치며 노원구 집값은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주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상승폭이 지난주(0.02%)보다 소폭 올라 주목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중계동과 하계동 구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정보현 NH투자증권 택스(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도 “30대 실수요층 입장에선 재건축을 통한 미래 가치 상승이 가능하고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아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런 요인이 복합 작용해 최근 반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개발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상계5동 154-3 일대 재개발 사업에 대한 신속통합(신통)기획안을 주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노원 지역에서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으로 여겨지는 신통기획안이 발표된 건 처음이라 관심을 모았다.
수락산과 불암산 사이에 위치한 대상지는 현재 노후 저층 주거지가 밀집돼 있다. 7층 높이 제한이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안에 따르면 앞으로 재개발 과정에서 대상지 중심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두 단계, 외곽부는 7층 높이 제한 없는 그냥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한 단계 각각 용도가 상향된다.
상한 용적률은 282% 수준이다. 이로써 단지 중앙부에는 최고 39층에 달하는 랜드마크 4개동이 세워질 수 있게 됐다. 총 가구 수는 4300가구 안팎으로 설계됐다. 이 가운데 공공주택은 960가구 공급될 예정이다. 물론 건축 설계 계획은 향후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에 수락산과 불암산이 있는 만큼 자연경관을 적극 활용해 숲세권 단지를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산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원을 배치한 게 대표적이다. 수락산과 불암산에 인접한 주동은 15층 안팎의 저층으로 설계하기도 했다.
스카이라인이 단지 중심 39층부터 외곽으로 갈수록 높이가 점차 낮아지는 이른바 텐트형 구조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부터 수락산까지 동선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공공보행통로를 확보하고 단지 중앙에는 광장을 조성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주민설명회 때 나온 내용을 추가로 반영해 6월 중으로 신통기획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정비구역 지정을 받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