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이상’ 출산하면 준다는 특혜…“있으나 마나”
정부가 저출산대책으로 2자녀 가구에게도 다자녀 특별공급에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자녀특공은 공급물량이 적어 입지가 우수한 단지들의 경우 3자녀 가구들만으로도 경쟁이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입지의 단지들은 어차피 모든 유형에서 미달이 나고 있어 다자녀 특공 기회를 확대하는 게 무색해진다.
3일 본지가 지난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전국 모든 공공분양 주택(30개 단지)의 청약 접수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다자녀기준 완화를 대입해본 결과, 이중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에 신청했을 경우 당첨될 가능성이 생기는 단지는 7개 단지(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해당하는 단지들은 일반공급과 특별공급 타 유형에선 청약 경쟁률이 1:1을 넘었는데, 유독 다자녀 특공만 미달이 난 곳들이다. 만약 일반공급이나 신혼부부(또는 생애최초) 특공을 지원한 2자녀 가구가 이 단지들에서 다자녀 특공에 지원했더라면 가점에 따라 당첨될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
다만 이같은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서울접근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외곽에 몰려있었다. 시흥장현(A-7블록), 양주회천(A21·A18), 파주운정3(A16·17), 인천영종(A10) 등으로 현 수도권 공공택지들 중에서도 선호도가 낮은 곳들이다. 2022년 이후 공급된 8개 단지 중엔 파주운정3(A16)이 유일하게 2자녀 가구가 다자녀특공을 노려볼 수 있는 단지였다.
총 30개 단지 중 다수인 14개 단지는 다자녀 특공에서 미달이 발생했지만, △생애최초 특공 △신혼부부 특공 △일반공급(1순위)에서도 역시 미달이 난 곳들이다. 2자녀 가구가 다자녀특공이 아닌 다른 어느 유형에 지원했어도 당첨이 됐을 단지들이다. 굳이 다자녀 기준 완화가 필요하지 않았을 곳들인 셈이다. 동두천송내S1블록(2020년 6월), 평택고덕 A-39블록(7월), 충주호암 A-1블록(9월), 의정부고산 S3블록(2021년 1월), 안성아양 B-1블록(7월), 익산평화 1블록(2022년 7월), 양주옥정 A-4(1)블록(8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중 대다수 단지는 특공 미달 물량이 일반공급으로 전환됐으나, 일반공급에서도 2순위까지 미달이 돼 결국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들이다.
나머지 9개 단지는 공급물량보다 청약 건수가 많아 3자녀 가구들만으로 다자녀 특공이 마감된 곳들이다. 성남고등 S-3블록(2020년 1월), 하남감일 B1블록(2020년 8월), 위례 A3-3a블록(2020년 10월), 고양지축 B1블록(2021년 9월) 등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곳들에선 대부분 다자녀 특공 등 모든 유형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검단 AA13-1·2블록(2021년 9월)과 파주운정3 A23블록(2022년 8월) 등 수도권 외곽 단지들에서도 다자녀 특공이 마감된 단지들이 일부 있었으나, 이들은 각각 검단연장선 101역(GTX-D 추진)과 GTX-A의 시발역인 운정역과 가장 가까운 공공분양 아파트라는 특징이 있다.
다자녀 특공은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발한다. 자녀수, 특히 영유야 자녀수가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지는 구조다. 2자녀 가구도 다자녀특공 자격을 얻는다 해도 3자녀 가구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경쟁률이 높았던 이들 9개 단지에선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에서 절대 당첨될 수 없었던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어차피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은 3자녀가 아니면 불가능하고, 수도권 외곽은 다자녀 특공이 아니더라도 당첨 가능하다”며 “2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주려면 다자녀특공 물량(현 10%) 확대나 추가 금융지원이 병행돼야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