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고층 주택 부쩍 늘었네…‘이런 조건’이면 살 수 있대요
서울시가 오는 2030년까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지역에 청년 임대주택 총 12만 가구를 공급한다. 지하철역 인근에 낮은 임대료로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인기가 높아지자 사업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름을 ‘청년 안심주택’으로 바꾸고 버스가 다니는 간선도로변에도 주택이 지어지도록 만들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4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청년 안심주택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만 19~39세 무주택 청년에게 공급하는 지하철역과 가까운 임대주택이다.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재 서울에 약 1만 2000가구 가량이 지어졌다.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인 임대료로 최장 10년까지 살 수 있어 청년층의 관심이 높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한 실장은 “당초 2026년까지 6만 5000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였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려고 한다”며 “앞으로 5만 5000가구를 추가로 늘려 2030년까지 청년 안심주택을 총 12만 가구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사업 대상지를 넓힌다. 기존에는 지하철역 반경 350m 안에서만 사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역세권 반경을 250m 이내로 줄인다. 대신 버스 이용이 편한 간선도로변 50m 이내 부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폭이 20m가 넘는 4차선이나 6차선 도로변에 인접한 부지가 해당된다. 간선도로변 면적은 서울 동북권 21km2, 서남권 17.2km2 순으로 많다. 공릉로, 통일로, 태릉로, 탄천로 등에 청년 안심주택이 생길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추가 공급되는 5만 5000가구 가운데 3만 5000가구가 간선도로변에 위치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간선도로변 용적률은 170%로 서울시 평균 용적률(213%)이 못 미치기도 한다. 허용 용적률도 256% 수준이라 앞으로 개발할 때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서울시는 예상했다.
청년층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임대료도 인하한다. 그간 ‘민간임대’ 유형의 임대료는 통상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으로 책정됐다. 서울시는 이를 10%포인트씩 낮춰 시세 대비 75~85% 수준에 임대료가 맞춰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민간임대와 공공임대 유형 간 임대료 차이를 줄이려는 시도다.
민간임대의 경우 임대료가 낮아지면 사업자 참여가 저조할 수도 있다. 서울시는 이에 건설자금 이자를 기존 1.5%에서 2%로 올려 지원해줄 계획이다. 사업자는 이를 통해 연간 1억 2000만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관리비를 낮추는 방안도 내놨다. 청년 안심주택 안에 있는 주차장을 유료로 개방하거나 임차형 공유 공간을 운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활용해 관리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임대료와 관리비 인하 내용은 신규 청년 안심주택부터 적용한다. 기존 역세권 청년주택 입주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1인 가구 최소 주거면적도 전용 20㎡에서 23㎡로 넓힌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실제 5~10㎡ 면적을 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빌트인 가구나 벽지, 장판 등 마감재도 최신 자재를 반영한다. 사업자마다 제각각이었던 빌트인 가전도 규격과 품질 기준을 제시해 일정 수준 이상의 균등한 제품이 들어가도록 조치한다.
청년안심주택 지원센터는 서울 중심부로 옮긴다. 이 센터는 자립하는 청년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초 송파구 장지역 인근에 있었지만 이를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으로 이전한다.
자치구의 참여도 높인다. 통합심의위원회에 자치구가 참여하도록 만들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역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만들었다. 키움센터, 수영장, 문화시설 등 지역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