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이 10만가구 될거라면서…위기는 없다는 원희룡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미분양 물량을 10만 가구까지 예측 내지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의 미분양 물량 상당수는 대기업 보유분이어서 현재 상황이 전체 경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원 장관은 한 언론사 행사에 참석해 이 같이 발언했다. 그는 미분양 물량이 많이 발생한 대구를 예로 들며 “(대구의) 미분양이 1만7000가구라니 큰일날 것 같지만, 이는 2020~2021년에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쏟아져 나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성수기에 나온 물량으로 주변 시세보다 30% 가량 비싸고, 세금도 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대구의 미분양 60%는 비교적 대기업이 갖고 있어 회사의 금융위기로 전이될 물량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기 때 대기업 우량사업까지 미분양이 발생해 시장 전체가 마비되고, 전체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고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0.6% 증가한 7만5359가구로, 10년 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의 미분양 증가 추세를 볼 때 연말엔 10만 가구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며 “미분양과 관련해 정부도 매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규제 완화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분상제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 폐지, 전매제한 완화 법률안과 시행령 개정이 필요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의 규제들은 과거 부동산 상승기에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 만들어진 정책이어서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원 장관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대세 반전을 얘기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분양가나 호가가 주변 시세나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것보다 높다”며 “매도자들은 배짱 분양, 배짱 호가를 부르고, 매수인들은 어디까지 내리나 보자며 소위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속어)’를 하는 상황이라 관망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