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게 낮춰도 문의 한통없어”…애물단지 된 오피스텔
집값 폭등기에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누리던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 수익형부동산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최근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일명 마피) 물건도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가중에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주변 집값까지 하락하자 수분양자들이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엘루크 반포’ 오피스텔은 마피 급매물이 시장에 대거 나온 상황이다. 전용 50㎡의 매물 가격은 분양가 대비 최대 1억원가량 떨어졌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넘기겠다는 매물까지 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 2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기 성남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도 전용 84㎡가 분양가보다 최대 1억5000만원 가량 낮은 금액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작년 초 14억5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바 있던 경기도 하남 학암동 ‘위례지웰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금리 인상 후폭풍을 피하지 못하고 올해 1월 7억8700만원에 손바뀜했다. 1년 만에 6억6300만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지금은 찬밥신세이지만, 지난해까지만해도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은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을 받아왔다. 2020년 8월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주택 매매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며, ‘아파텔’이라고 불리는 전용 85㎡ 안팎의 주거용 오피스텔이 집중적으로 공급됐다.
실제 지난 3년 동안 전국에는 오피스텔 13만1507실(부동산R114 자료)이 분양됐다. 올해에도 1만6600실이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당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에 비해 오피스텔은 최대 70%의 LTV가 적용돼 투자자는 물론 아파트를 사지 못하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저소득층 등에게 각광을 받았다.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상한제 규제가 덜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오피스텔 시장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저리의 정책금융상품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내놓으며 주택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펼치고 있지만, 이들 수익형부동산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없어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2년 전 상한제를 피해 분양된 수익형 상품들의 입주가 올해부터 대거 몰리면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미입주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이 오피스텔 담보대출 시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를 검토하면서 급랭한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DSR 완화에도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대체재로 볼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이 회복은 커녕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DSR 완화가 주거용 오피스텔에만 적용된다면 투자 수요 억제로 효과는 더욱 반감될 수 있다. 통상 주거용 오피스텔은 초소형이나 소형 등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전국 기준 전용 40㎡ 이하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5.23%, 40㎡ 초과~60㎡ 이하는 4.51%인데 비해, 60㎡ 이상~85㎡ 이하 수익률은 3.8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