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3천가구 미니신도시로 변신할 목동…서울의 교육특구로”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고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는 5만 3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55)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목동의 개발 방향에 대해 “서울특별시 안에 특별 신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 환경이 좋은 주거 중심 도시란 장점을 더욱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영등포구 여의도, 강서구 마곡 등 양천구 근처에는 기업 중심 도시가 많다”며 “그들과 경쟁하기 보단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도시 특성을 극대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교육 특구로 불릴 수 있는 건 우리 구 뿐”이라며 “지금은 학원 위주라는 인식이 있는데 앞으로는 아이는 물론 어른까지 최고의 교육 환경을 누리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공공기여의 일부를 평생학습센터나 스타트업 사무실로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교육 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배울 수 있는 시설과 강좌가 넘쳐나야 한다”며 “평생학습센터라는 게 단순히 인문학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다. 다양한 취미와 여가를 즐기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식을 얻은 후 창업하고자 하는 주민을 위해 공유 오피스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니신도시급으로 세대 수가 늘어나는 만큼 경전철 목동선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변화를 생각하면 기존 지하철로는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대중교통을 먼저 갖춰놓고 주거를 늘려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동 신시가지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것에 대해선 “당장 풀어야 한다”며 “상당히 위헌적인 정책”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대해선 “목동과 직접 연관은 안 될 것 같다”며 “법안 통과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우리의 정비사업 타이밍과는 안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목동 운동장과 유수지 부지에는 ‘복합스포츠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 구청장의 구상이다. 그는 “목동 운동장·야구장은 30년이 넘어 노후화 됐고 유수지가 복개된 부지는 거의 주차장으로만 쓰이며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동장과 유수지, 아이스링크장 부지를 합치면 1만평 정도 되는데 이 곳을 고밀 복합개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구장은 소음이 적은 돔구장으로,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없는 유수지 상부는 스포츠공원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인근에는 초고층 건물을 세우고 스포츠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컨벤션 센터 등을 넣으면 지역 경제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 사업은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부지에 첨단 물류단지, 대형 쇼핑몰, 공동주택, 오피스텔 등을 넣는 내용이다. 공공기여는 당초 논의됐던 뮤지컬 공연장이 아닌 다목적 체육시설로 만든다. 영등포구에 제2세종문화회관, 강서구에 LG아트센터가 있기에 공연장은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 구청장은 “수영장, 테니스장, 볼링장 등을 확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주거 중심 도시의 특성에 맞춰 주민들이 건강한 여가를 즐기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설계안이 나와서 사업승인과 착공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