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이 팔려나가네…실수요일까 투자 수요일까

서울 주택 거래건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재건축 단지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는 지난 해 12월에만 11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전월 매매가 6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거래량이 늘었다.

가격도 소폭이나마 반등 추세다. 지난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9㎡의 매매 9건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은 18억2000만원이다. 한달 전과 비교해 5000만원 증가했다.

송파구의 핵심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도 거래건수가 늘었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12월 9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전월(1건)과 비교하면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모양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과 관련된 규제를 풀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힌 상황에서 각종 규제도 풀리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상징성이 높은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가격이 고점 대비 30% 정도 떨어졌다고 하면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가격 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개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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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서울 부동산 시장에도 다소나마 온기가 도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의 ‘2022년 12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2844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2552건 대비 11.4% 증가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지난 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01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761건 대비 31.5% 늘어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 해 10월 900건을 기록한 바 있다. 11월에도 761건으로 급감하다가 12월 반등세로 돌아섰다.

박 교수는 “규제지역완화에 따른 세금 부담 감소와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수요자들의 판단이 영향을 끼쳤다”며 “금리가 더 이상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매수 검토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거래 감소에 따른 대세 하락이 최근 부동산 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인만큼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지난 해 12월 주택 거래건수가 반등했다고는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5% 감소한 수준이다.

박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서 무주택자들은 하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며 “최근 부동산 거래는 발빠른 수요자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이들의 움직임을 대세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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