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원희룡 “文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했다면 국정농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통계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정농단’에 해당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 의지를 밝혔다. 부동산 통계 조작과 관련해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가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감사원이 최근 관련 조사를 완료한 가운데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은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통계를 내세워 실패를 성공이라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책 결정의 근거가 되는 통계가 왜곡되면 국가 정책이 왜곡되고, 그 결과는 국민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국민의 주거와 직결되고 대다수 국민의 자산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부동산 관련 통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면 그것은 바로 ‘국정농단'”이라며 “국토부는 감사원 감사에 적극 협조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국토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에 나서 현장감사를 최근 종료했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부동산 가격 동향 조사를 할 때 표본을 의도적으로 치우치게 추출해 통계에 왜곡이 발생하게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의 ‘엉터리 통계’ 논란의 서막은 2020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3년간 전국 집값은 11%, 서울 아파트값은 14% 올랐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한국부동산원 월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근거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근거로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약 52%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장관에게 “(지난 3년간)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40%, 평균 매매가격은 44%, 중위가격은 42% 상승했다. 이 통계를 보고받은 적 있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실거래가 기준 통계는 처음 본다”고 답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현장에서 본 집값 상승 체감도는 KB 통계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경우 2017년 5월 최고가 매물이 10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김 전 장관 발언이 나온 2020년 7월에는 19억원에 계약서가 오갔다. 3년2개월간 무려 81%나 올랐다. 하지만 통계 왜곡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당시 국토부는 정부의 공식 통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국토부는 2020년 8월 “주택가격 변동률을 산정할 때 중위 또는 평균 매매가격을 활용하는 통계는 시장 상황을 과잉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한국감정원(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는 국제적 권고 방식인 ‘제번스 지수’ 방식으로 생산되는 국가 승인 통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