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더 떨어진다에 한표?…경매 10건 중 8건 유찰

부동산 한파가 경매시장도 얼어붙게하고 있다. 집값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낙찰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17.8%로 나타났다. 9월(22.4%) 대비 4.6%p 하락했으며 지지옥션이 해당 수치를 집계한 2001년 1월 이후 최저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역시 떨어지고 있다. 7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져 10월 88.6%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수도 9월(4.0명) 보다 1.4명이 감소한 2.6명으로 역대 가장 낮게 나타났다. 경매시장의 흐름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 응찰자수가 모두 뚜렷한 내리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핵심입지 아파트도 여러차례 유찰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면적 114㎡은 지난 9월 감정가 21억원에 처음 경매가 실시됐지만 두차례 유찰됐다. 오는 22일 최저매각가 13억4400만원에 세번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아파트로 범위를 넓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36.5%로 두달 연속 30%대에 머물렀고, 낙찰가율은 전달(83.1%)과 비슷한 83.6%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은 “지난 9월 세종을 제외한 지방권 규제지역이 모두 해제됐지만, 전국 아파트 경매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물건은 점점 쌓이고 있다.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진행건수는 107건으로 67건이었던 9월 대비 대폭 늘어났다. 전국 아파트 진행건수도 1472건으로 9월보다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채무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이다.

다만 상승기 막바지인 지난해 매수세에 올라탄 소위 ‘영끌족’의 물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선임연구원은 “통상 은행에서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를 해야하고 경매신청을 하면 그 후에도 6개월 이상이 지나야 물건으로 나오기 때문에 지금 나온 물건들이 영끌족들의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초부터 경매 매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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