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한 서울 아파트, 2년 더 연장하려면 1.2억 더 준비해야
재계약한 서울 아파트를 다시 계약하려면 평균 1억2000만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R114 자료가 2020년 7월 말 임대차3법 시행(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우선 시행) 이후 전세가격 누적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 27.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인이 전월세상한제 5%를 활용해 재계약한 경우라면 신규 계약으로 전환되는 8월부터 시세 격차(약 22% 차이)에 대한 증액분을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국 17개 시도 중 전셋값 상승폭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가 경기(32.98%), 인천(32.77%), 충북(30.64%), 대전(28.29%), 경남(26.69%), 서울(26.66%) 등지로 향후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신규 계약으로 전환되는 8월부터 임차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전남(1.92%)과 광주(10.77%), 대구(11.69%), 제주(13.13%), 강원(13.53%) 등지는 전셋값 상승폭이 낮아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차3법 시행 당시 전국의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은 3억997만원 수준으로 이달 20일 현재 4억79만원과 비교하면 9000만원가량 상승했다. 다만 당시 전세가격 수준에서 상한제 5%를 적용해 재계약한 경우라면 올해 평균적으로 약 7500만원 수준의 전세 보증금 증액이 예상된다.
전셋값 상승액은 지역 별 편차가 컸다. 서울은 상한제로 재계약한 아파트가 신규 전환되면 평균 1억2650만원 가량의 전셋값 인상이 예상된다. 이어 경기(8971만원), 인천(7253만원), 대전(5346만원), 세종(5186만원), 부산(4683만원), 충남(3910만원), 경남(3635만원), 충북(3527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발표된 국정 과제를 보면 새 정부도 임대차3법 2년차 도래에 따른 서민 주거불안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임대차3법에 대한 제도 개선과 민간 임대주택 공급 촉진, 건설임대 및 등록임대 주택 확충, 주거 급여 확대, 주거복지 지원 등의 정책 추진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실제 임대차3법 등의 법 개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월세 가격 불안감이 가장 큰 서울의 경우는 상반기(1만3826가구)보다 하반기(8326가구) 아파트 입주물량이 더 적은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3법 2년차인 8월이 2달여 남은 상황에서 전셋값 인상폭을 시세보다 낮게 적용한 착한 임대인들에 대한 세금 우대 등 개별 지역 불안 여건에 따라 다소 차별화된 정책 추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